[Smart & Mobile] 3D TV戰 '2라운드'

삼성-LG, 화질 경쟁 이어 리모컨 기능ㆍ콘텐츠 격돌
요즘 3D TV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흥미진진하다. 국내 '빅2'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해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어서다. 두 회사는 연초 3차원(3D) TV 기술 우위를 놓고 1라운드를 벌인 데 이어 이달 들어 '스마트' 기능을 강화한 3D TV로 2라운드 경쟁에 돌입했다. '누가 더 선명하면서 똑똑한 3D TV를 내놓느냐'를 놓고 벌이는 치열한 경쟁은 소비자들을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한다. 가격도 100만원대까지 낮춘 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3D TV 어떤 걸 고를까작년부터 시장에 나오는 3D TV는 기술 면에서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삼성전자가 밀고 있는 방식인 '셔터글라스'와 LG전자가 내놓은 '필름패턴편광(FPR)'이다. 셔터글라스는 TV에서 특수안경 좌우로 다른 신호를 보내 입체영상을 보여주는 방식이다. 쉽게 말해 안경 왼쪽과 오른쪽이 번갈아 가면서 다른 신호를 줘 3D 영상을 보게 만드는 것이다. 필름패턴편광은 TV디스플레이 위에 직접 입체감을 내는 특수패턴을 덧붙이는 방식이다.

두 방식의 차이는 안경과 화질이다. 삼성전자는 TV 화질의 선명함에서 앞선다고 주장하고,LG전자는 셔터글라스 방식에 비해 안경 착용이 편리하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평가는 '별 차이 없다'는 게 중론이다. 또 두 회사는 내년에 셔터글라스 방식과 편광필름 방식을 결합한 새로운 3D TV를 내놓을 예정이어서 기술 차이는 크게 주목받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가격이 최대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작년 말과 올해 초 두 회사가 내놓은 제품을 보면 LG전자가 좀 더 싼 편이다. LG전자의 LW6500 모델은 47인치가 300만원,55인치가 450만원이다. 이에 비해 삼성전자의 D7000 시리즈는 46인치 400만원대,55인치가 550만원대다. 두 회사는 지난달부터 보급형도 내놓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출고가 기준 290만원인 46인치 3D 스마트 TV D6500 · D6400 모델을 내놓은 데 이어 조만간 200만원 초반대 40인치 3D 스마트 TV도 선보일 예정이다. 비슷한 시기에 LG전자도 42인치 기준으로 190만원(출고가)인 '시네마 3D TV'를 내놨다. 같은 보급형이지만 차이는 있다. 삼성전자의 보급형 3D TV는 스마트 기능을 지원하지만 LG전자 보급형은 3D 기능만 갖췄을 뿐 스마트 기능은 없다.


◆스마트 기능,콘텐츠를 눈여겨봐야

3D가 하드웨어라면 '스마트'는 소프트웨어다. TV 리모컨을 PC의 마우스처럼 사용해 TV에서도 스마트폰처럼 각종 영화,방송,쇼핑정보 등을 즐길 수 있다. 당연히 내려받아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풍부할수록 좋다. 삼성전자는 TV 메인화면에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사용자의 취향,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 허브(Smart Hub)'를 채택하고 있다. 스마트 허브는 맞춤형 UI(User Interface)로 방송정보 바로찾기,스마트 검색,소셜 네트워크,웹 브라우저 등의 기능을 즐길 수 있다. 콘텐츠도 다양하다. 드림웍스와 제휴해 슈렉 시리즈,드래곤 길들이기,몬스터 vs 에일리언,메가마인드 등과 같은 영화를 스마트TV에서 즐길 수 있도록 했으며 미국 영화채널 HBO(에이치비오)와의 제휴를 통해 1400개 방송 콘텐츠도 연내 제공한다. 지난 3월에는 3D VOD(주문형 비디오) 서비스로 23개의 무료 콘텐츠를 제공하기 시작했으며 연말까지 50개로 늘릴 계획이다. NHN 다음 SK커뮤니케이션즈 등 국내 3대 포털과 협력해 '맛집 소개 프로그램' 등 프로그램 정보를 TV에서 바로 찾는 기능도 개발 중이다.

LG전자도 TV 초기화면에 '스마트 보드'라는 기능을 넣었다. 스마트보드에는 △현재 방송 화면 △가장 많이 찾는 프리미엄 콘텐츠 목록 △TV 전용 앱스토어(LG 앱스) △연관 콘텐츠 안내 등을 클릭 한 번으로 접속할 수 있다. 스마트TV 전용 '매직모션 리모컨'도 내놨다. 복잡한 리모컨 조작없이 각종 콘텐츠와 애플리케이션을 '한 번의 클릭'으로 실행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콘텐츠와 관련해서는,KT스카이라이프와 손잡고 애니메이션,스포츠,다큐멘터리,공연 등 100여개의 프리미엄 3D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