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값 뛰고 쇠고기는 급락

한우, 구제역 여파로 30% 뚝
돼지는 살처분에 공급부족 탓
쇠고기와 돼지고기 가격 움직임이 엇갈리고 있다. 돼지고기 가격은 최근 한 달 새 26% 가까이 오른 반면 쇠고기값은 11% 급락했다.

24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일 전국 축산물 도매시장에서 이뤄진 한우(1~3등급) 경락가격은 ㎏당 평균 1만1377원으로 한 달 전(1만2790원)에 비해 11.0% 떨어졌다. 올초(1만6401원)와 비교하면 하락률이 30.6%에 이른다. 이에 반해 돼지고기값은 계속 오르고 있다. 20일 돼지고기(박피 기준 · E등급 제외) 평균 경락가격은 ㎏당 7327원으로 한 달 전에 비해 25.9% 급등했다. 올초(4928원)에 비해선 48.7% 올랐다.

쇠고기와 돼지고기값이 상반된 흐름을 보이는 것은 공급물량의 차이에 따른 것이다. 정주성 축산유통연구소장은 "지난겨울 구제역으로 한우 4%가량이 매몰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예상 적정물량의 10% 이상 공급초과 상태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한우의 적정물량이 250만마리로 추정되고 있지만,전국에서 사육되는 물량은 280만마리에 이른다는 설명이다. 여기에다 값싼 수입산 쇠고기 소비까지 늘어나면서 한우 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정 소장은 덧붙였다.

돼지고기는 정반대다. 구제역으로 인해 살처분된 물량이 330만마리로 전체 사육두수의 3분의 1에 달하면서 공급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탓이다. 새끼를 낳는 종돈까지 부족한 상황인 데다 종돈이 새끼를 임신하고 그 새끼가 커서 도축될 때까지 10개월가량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사육돼지 수가 올해 안에 정상 수준으로 되돌아가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돼지고기는 여름 휴가철이 최대 성수기여서 가격이 더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