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적자로 몸살 앓는 유럽] 中·美 제조업 경기도 둔화 조짐

골드만삭스, 中 성장률 전망 낮춰
유럽의 재정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 미국 등에서도 경기둔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의 침체도 이런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고공행진을 하던 중국 경제는 최근 인플레이션에 발목을 잡히면서 제조업의 성장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24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HSBC가 집계하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의 5월 잠정치는 51.1로 10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HSBC의 PMI는 400개 기업의 구매담당 임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로 최종 산출된다. 잠정치는 85~90% 정도의 조사 결과를 근거로 나온 것이다. 중국 정부는 올 들어 물가상승률이 5%를 넘어서자 금리와 지급준비율을 잇달아 올리면서 돈줄을 죄고 있다. 7년 만에 최악이라는 중국의 전력난이 심화되고 있는 것도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를 높이고 있다. 제조업이 몰려 있는 저장성 등에서는 상당수의 기업이 순환휴무제를 실시하고 있다. "전력난이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0.4%포인트 끌어내릴 것"(중국산업증권)이라는 분석도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0%에서 9.4%로 하향 조정했다.

회복세를 보이던 미국 경기도 다시 꺾이는 모습이다. 지난 4월 경기선행지수가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섰고 제조업지수도 작년 10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 특히 주택시장이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경기의 발목을 잡고 있다. 금융위기로 압류됐던 주택들이 시장에 매물로 나오면서 주택가격을 끌어내리고 다시 시장을 침체시키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이날 보도했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리얼티트랙에 따르면 미국의 압류주택은 87만2000가구로 2007년 말 금융위기 직전에 비해 거의 두 배 수준에 이른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