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경부發 '공기업 낙하산' 전쟁] 최중경 "지경부 1급 중 1~2명은 산하기관장으로 갈 것"

관료 낙하산 관행 정당화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26일 "지경부 내 1급 간부 가운데 1,2명은 현재 사장 공모가 진행 중인 산하 공공기관장으로 자리를 옮길 것"이라고 말했다.

최 장관은 "(지경부 공무원이) 산하기관에 가고 그런 걸 나쁘게만 볼 게 아니라 외부 인물이 새로운 관점에서 조직이 잘되는 길을 내놓을 수 있고,그것이 순혈주의를 깨는 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1급 자리에 오르려면 통상 25년 이상 공무원 생활을 한 것이기 때문에 해당 조직 내에 그 사람들(1급)에 대한 평가가 있다"며 "평가의 컨센서스를 반영해 인사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사장 공모가 진행 중인 공공기관은 KOTRA,한국가스기술공사,한국석유관리원,한국무역보험공사,한국전기안전공사,한국광해관리공단,산업기술연구회 등 9곳이다.

최 장관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공공기관장들에 대해선 "유임하는 사례가 희박할 것"이라고 말해 대대적인 물갈이를 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석유공사 가스공사 광물자원공사 등은 유임에 무게가 실리는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유임이 없지는 않겠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며 "그분들이 열심히 잘한 것은 사실이지만 업무의 계속성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행정고시 출신들뿐만 아니라 일반 공무원들도 산하 공공기관으로 지나치게 많이 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새로운 관점에서 본다는 측면에서 외부 수혈이 필요하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최 장관은 자신이 지경부 출신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번에 만들어지는 산업자원협력실의 업무 과제를 정하기 위해 진행이 더딘 업무를 갖고 오라고 시켰더니 '없다'는 어처구니없는 답변이 나왔다"며 "나와 같은 외부 인물이 와서 새로운 시각으로 조직을 바라볼 수 있는 좋은 점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장관은 지경부 내부 인사 기준에 대해서도 소신을 밝혔다. 그는 "정책을 생산하는 능력,그 정책이 집행되기까지 타 부처나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능력,페이퍼워크 중 하나만 잘하면 어느 정도까지는 공무원으로서 출세할 수 있다"며 "나는 정책생산능력과 설득능력 두 가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지경부는 현재 윤상직 1차관과 김정관 2차관 등 신임 양 차관의 직전 자리인 청와대 지식경제비서관과 에너지자원실장을 비롯해 산업자원협력실장(신설),무역투자실장 등 4명의 1급 자리가 비어 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