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Tech-여름 경매 큰 장] 김환기ㆍ이우환부터 인디애나까지…명품 1000점 쏟아진다
입력
수정
K옥션ㆍ서울옥션ㆍ아이옥션 잇따라 경매
박수근ㆍ천경자ㆍ이대원 등 수작 대거 출품
미술품 경매 시장에서 그림 한 점 낙찰받아 집안,사무실 분위기를 바꿔볼까. '국민 화가' 박수근을 비롯해 구사마 야요이,로버트 인디애나,천경자,김환기,이대원,이우환,오치균 등 국내외 명품 그림들이 대거 경매에 부쳐진다.
미술품 전문 경매회사 K옥션(6월8일),마이아트옥션(9일),아이옥션(21일),서울옥션(29일)이 실시하는 여름철 경매에 국내외 인기 작가의 작품과 고서화 도자기 민속품 등 1000여점(추정가 총액 200억원)이 출품된다. 국내 경기의 회복세가 이어지면서 그동안 출품을 미뤘던 작품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다는 점에서 입찰 결과가 주목된다. 지난 3월 경매 때보다 외국 화가들의 작품이 줄어든 반면 고미술품 비중은 다소 커졌다. ◆김환기의 '창공을 날으는 새'50년 만에 공개
K옥션은 내달 8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경매장에서 '미술시장 대장주' 이우환 작품을 비롯해 한국 추상화의 거장 김환기의 미공개작 '창공을 날으는 새',로버트 인디애나의 'LOVE' 등 161점을 경매한다.
K옥션의 조정열 대표는 "이번 경매는 향후 시장 움직임의 방향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며 "출품작들의 경매 시작가를 시중 시세보다 20% 정도 낮게 책정했다"고 말했다. 이번 경매의 하이라이트는 내달 24일부터 뉴욕 구겐하임에서 회고전을 시작하는 이우환 씨의 시대별 작품 10점 세일 경매.1979년 작 '선으로부터'가 추정가 4억5000만~6억원에 나오는 것을 비롯해 '점으로부터'(1억2000만~1억8000만원),'조응'(1억2000만~1억8000만원),'바람과 함께'(1억1000만~2억원) 등 대표적 시리즈가 고루 출품된다.
50년 만에 처음 공개되는 김환기의 1958년 작 '창공을 날으는 새'도 추정가 7억~9억원에 새 주인을 찾는다. 둥근 달을 배경으로 학 모양의 새가 날아가는 모습을 담은 이 작품은 1960년대 초반 프랑스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작가가 유학 시절 도움을 준 소장자에게 감사의 뜻으로 줬던 것으로 원소장자는 1950년대 국내에서 기업을 운영했다. 김환기의 또 다른 작품 '제기'도 출품된다. 1958년 파리에서 작업한 것으로 경매 추정가는 3억~4억5000만원이다. 미국 팝아티스트 인디애나의 1m 크기 조각 'LOVE'는 추정가 5억~7억5000만원으로 비교적 싼 가격에 나온다.
고미술품으로는 1992년 4월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 출품됐던 15세기 백자인 '백자유개호'(白瓷有蓋壺)가 추정가 2억9000만~4억5000만원으로 경매된다. 당시 '코리안 웍스 오브 아트(Korean Works of Art)'섹션의 도록 표지를 장식했던 작품으로 7만달러에 낙찰됐다. 프리뷰는 28일~내달 7일 강남 신사동 K옥션 전시장.(02)3479-8888
◆1000만원 이하 작품 대거 쏟아져
고서화 도자기 민속품 등 1000만원대 미만의 고미술품도 대거 경매에 부쳐진다. 아이옥션은 다음달 21일 서울 경운동경매에서 여는 '여름 세일'경매에 도자기,민속품,고서화,근 · 현대미술품 등 230여점을 출품한다. 추정가 1000만원 미만의 작품이 95%인 200여점을 차지한다.
고가 작품으로는 조선시대 백자 달항아리(1억2000만~2억원),신라 시대 약탕기(8500만~1억2000만원),김소월의 시집 '진달래꽃'초간본(1500만~3000만원),일본 바둑계의 전설 기타니 미노루가 사용한 바국판과 알(3000만~4500만원) 등이 새 주인을 찾는다. 출품작은 내달 14~20일 경운동 경매장에서 미리 만날 수 있다. (02)733-6430마이아트옥션은 내달 9일 인사동 경매장에서 실시하는 제2회 경매에 조선시대 성종의 공혜왕후 어보(御寶)(추정가 3억원)를 비롯해 조선시대 궁중 의례 행사 때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375m 크기 '십장생도'(추정가 10억~20억원),최북의 '연강귀주도',김홍도의 '홍경해형도',심사정이 56세 가을에 그린 '유청소금도' 등 고미술품 200여점을 입찰한다. 프리뷰는 내달 2~8일 마이아트옥션하우스.(02)720-1110
서울옥션은 내달 29일 오후 5시에 120회 정기경매를 개최할 예정이다. 김환기의 1955년 작 '항아리와 매화' 등 퀄리티가 뛰어난 작품 20여점을 출품할 예정이다. 한국 미술 시장에 활력을 불러일으킬 유망 작가의 작품으로 구성된 특별 섹션도 준비 중이다. 내달 10일부터 부산과 대구,서울 등지에서 전시된다. 이학준 서울옥션 대표는 "이번 경매 출품작들은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책정됐다"며 "세계 경제가 어느 정도 바닥권에 접근하고 있는 만큼 국내 미술시장에도 기대감이 흘러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