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갈피 못 잡는 외국인·기관…매수 여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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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증시가 지난 18일부터 1보 전진한 뒤 2보 후퇴하는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 수급의 주요축을 형성하고 있는 외국인과 기관이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12일부터 전날까지 열흘간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6940억원 이상을 순매도했다. 2009년 2월10일부터 3월4일까지 17거래일 연속 매도 이후 최장 기록이다.이날 오전 10시38분 현재 외국인은 806억원 가량 '사자'를 외치고 있지만 시장에 신뢰를 주기에는 부족한 모습이다. 전날에도 장 초반 '사자'에 나섰다가 순매도로 급격히 입장을 바꿨기 때문이다. 기관도 지난 20일부터 하루걸러 매도와 매수를 반복하고 있다.
이전과 같이 강도 높은 외국인 매수세가 관찰되지 않고 수급이 꼬인 것은 대외변수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이진우 미래에셋증권 자산운용리서치팀 연구원은 "미국의 양적완화 이후 풍부해진 유동성이 신흥국, 원자재 시장으로 흘러 들어 갔었지만 오는 6월말 양적완화 조치가 종료될 예정이라 유동성이 변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최근 외국인 매도세가 강해진 점도 이러한 맥락에 따른 것"이라고 진단했다.장기간 이어진 달러화 약세가 강세 기조로 전환된다면 상대적으로 신흥국과 같은 비(非) 달러화 자산에 대한 매력이 감소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결국 양적완화 종료 이후 달러화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외국인의 수급 동선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 외국인 매수세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5월 이후 미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이 순유출되고 있는 점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동양종금증권에 따르면 5월 미국내 주식형 펀드는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으로 순유출로 전환했다. 반면 채권형 펀드는 지난 2월 이후 지속적인 순유입을 기록하고 있다.또 신흥국 증시에 투자하는 펀드 내 현금비중은 2003년 이후 최저 수준인 2.82%를 기록, 주식을 추가적으로 매수할 여력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국내 유동성은 꾸준히 주식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 국내 주식형 펀드 내 주식 비중은 91%로 연중 최저 수준을 나타내고 있지만 현금 비중은 9%로 연중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외국인의 매도세가 강화되면서 주가가 조정을 받을 경우 국내 자금이 하단에 대한 버팀목을 해줬다"며 "이르면 다음주에 주식형 펀드나 연기금 또는 정부관련 자금들이 유입되면서 수급을 안정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도 "국내 증시에서 의미 있는 반등이 나오기는 어렵지만 국내 유동성이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다소 우위에 있고 매수 여력이 크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외국인 공격에 맞서는 기관 수비 역할이 기대된다는 점이 위안이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이에 따라 최근 기관투자가의 매수 강도가 높아지고 있는 은행과 유통, 건설업종 등에 관심을 가지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추천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12일부터 전날까지 열흘간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6940억원 이상을 순매도했다. 2009년 2월10일부터 3월4일까지 17거래일 연속 매도 이후 최장 기록이다.이날 오전 10시38분 현재 외국인은 806억원 가량 '사자'를 외치고 있지만 시장에 신뢰를 주기에는 부족한 모습이다. 전날에도 장 초반 '사자'에 나섰다가 순매도로 급격히 입장을 바꿨기 때문이다. 기관도 지난 20일부터 하루걸러 매도와 매수를 반복하고 있다.
이전과 같이 강도 높은 외국인 매수세가 관찰되지 않고 수급이 꼬인 것은 대외변수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이진우 미래에셋증권 자산운용리서치팀 연구원은 "미국의 양적완화 이후 풍부해진 유동성이 신흥국, 원자재 시장으로 흘러 들어 갔었지만 오는 6월말 양적완화 조치가 종료될 예정이라 유동성이 변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최근 외국인 매도세가 강해진 점도 이러한 맥락에 따른 것"이라고 진단했다.장기간 이어진 달러화 약세가 강세 기조로 전환된다면 상대적으로 신흥국과 같은 비(非) 달러화 자산에 대한 매력이 감소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결국 양적완화 종료 이후 달러화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외국인의 수급 동선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 외국인 매수세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5월 이후 미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이 순유출되고 있는 점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동양종금증권에 따르면 5월 미국내 주식형 펀드는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으로 순유출로 전환했다. 반면 채권형 펀드는 지난 2월 이후 지속적인 순유입을 기록하고 있다.또 신흥국 증시에 투자하는 펀드 내 현금비중은 2003년 이후 최저 수준인 2.82%를 기록, 주식을 추가적으로 매수할 여력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국내 유동성은 꾸준히 주식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 국내 주식형 펀드 내 주식 비중은 91%로 연중 최저 수준을 나타내고 있지만 현금 비중은 9%로 연중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외국인의 매도세가 강화되면서 주가가 조정을 받을 경우 국내 자금이 하단에 대한 버팀목을 해줬다"며 "이르면 다음주에 주식형 펀드나 연기금 또는 정부관련 자금들이 유입되면서 수급을 안정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도 "국내 증시에서 의미 있는 반등이 나오기는 어렵지만 국내 유동성이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다소 우위에 있고 매수 여력이 크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외국인 공격에 맞서는 기관 수비 역할이 기대된다는 점이 위안이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이에 따라 최근 기관투자가의 매수 강도가 높아지고 있는 은행과 유통, 건설업종 등에 관심을 가지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추천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