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주식투자 성공하려면 분석하지 말고 '感'을 믿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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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찰력으로 승부하라|커티스 페이스 지음|황선영 옮김|이레미디어|276쪽|1만4500원현존 최고의 트레이더 중 한 명인 조지 소로스는 직감을 이용해 거래한다. 그는 거래의 선택과 유불리를 몸으로 느낀다고 한다. 바늘로 찌르는 듯한 허리통증이 오면 포트폴리오가 잘못됐다는 신호로 해석한다. 통증이 문제점을 족집게처럼 짚어주지는 않지만 적어도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게 만든다는 것이다.
한순간에 엄청난 손실을 볼 수도 있는 주식시장에서 과연 직감을 믿고 거래에 나설 수 있을까. 소로스가 스스로를 속이고 있거나 거짓말을 하는 것은 아닐까. 《통찰력으로 승부하라》의 저자 커티스 페이스는 정색하며 직감에 의지하라고 말한다. 저자는 월가의 트레이딩 그룹 '터틀'의 원년 멤버다. 터틀은 트레이딩계의 거물 리처드 데니스와 그의 친구 윌리엄 에크하르트의 내기에서 비롯됐다. 둘은 싱가포르의 터틀(거북)농장을 지나면서 트레이딩 능력에 대한 의견 충돌을 빚었다. '트레이딩 능력은 타고난 것이다'와 '훈련을 통해 양성할 수 있다'를 놓고 논쟁을 벌인 끝에 내기를 걸었다. 평범한 사람을 2주 만에 유능한 트레이더로 만든 터틀 프로그램의 탄생 배경이다.
저자는 1983년 당시 19세 때 터틀에 참여,4년 만에 3000만달러가 넘는 수익을 냈다. 저자는 다른 멤버들에 비해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로 '자신의 직감'을 꼽았다. 다른 멤버들이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거래 기법에 따라 거래계좌의 잔액을 늘리려고 애쓸 때 자신은 직감으로 기회를 포착하고 리스크를 관리하며 성공적인 거래를 이끌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많은 투자자들이 실패하는 이유는 정보 부족이 아니라 이성에만 의존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거래에 수반되는 심리적 압박감과 두려움을 줄이고 신속하고 자신 있게 판단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직관이라고 얘기한다. 저자는 분석하기 좋아하는 좌뇌만 사용하지 말고 직감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우뇌를 개발해 '휴리스틱스(정신적인 지름길)'를 발달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