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건 한국발 위키리크스 문건 공개할 마르셀 로젠바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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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속보]“위키리크스와 같은 폭로·고발 조직과 기존 언론 매체는 잘 협력하면 ‘윈-윈’ 모델을 만들 수 있습니다.”
올해 초 《위키리크스-권력에 속지 않을 권리》(21세기북스)을 출간한 독일 저자 마르셀 로젠바흐가 26일 내한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주장했다.위키리크스는 지난해 미국이 세계 각국과 주고받은 25만여견의 외교 전문을 공개해 큰 논란을 일으킨 폭로 전문 웹사이트.독일의 시사 주간지 ‘슈피겔’ 기자인 로젠바흐는 2008년 인터넷에서 독일연방정보국의 기밀 문건이 돌아다니는 것을 안 이후 지난해 위키리크스 창립자 줄리안 어산지가 성폭행 혐의로 구속되기 전까지 2년여간 취재한 내용을 고스란히 책에 담았다.그는 직접 어산지를 만나고 위키리크스와 공동탐사 프로젝트를 수행한 경험도 공개했다.
이날 로젠바흐는 “어산지는 원래 ‘미디어 비평가’에서 출발했는데 기존 언론이 다양한 뉴스 중에서 마치 체리를 고르듯,입맛에 맞는 소재를 골라 자신의 시각을 가미한 후 유통시키는 개념을 비판했다”며 “그러나 결국 나중에는 그도 입수한 문건이나 정보를 있는 그대로 한꺼번에 공개하는 대신 하나씩 시기를 저울질하며 내놓는 식으로 상당히 미디어화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방식이 결코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위키리크스 입장에서는) 문건의 진위 여부를 검증하고 그 효과를 극대화하는데 기존 언론 매체가 큰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그는 “반대로 기존 매체는 위키리크스로 인해 탐사보도의 중요성에 대해 신선한 자극을 받았고 영국처럼 언론법이 엄격한 나라에서는 보도하기 힘든 내용을 위키리크스를 통해 공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위키리크스는 지난해 수많은 기밀문서를 미국의 ‘뉴욕타임스’,영국의 ‘가디언’,독일의 ‘슈피겔’,프랑스의 ‘르몽드’등과 공동으로 검증하고 공개한 바 있다.로젠바흐는 “어산지의 원래 계획은 세계적인 큰 언론사를 통해 정보를 1차 공개한 후 뉴스를 지역별 패키지로 나눠 각 지역에서 가장 적합한 언론 파트너를 통해 2차로 공개하는 것이었다”며 “지역별로 배경지식과 전문성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다만 그는 “위키리크스가 폭로 사이트를 최초로 ‘브랜드화’한 업적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문제는 투명성이 결여된 데다 웹에서 고발자들로부터 기밀정보를 제출받는 핵심 기능이 몇 달간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게 한계”라고 지적했다.
그는 곧 국내에 나올 《위키리크스-권력에 속지 않을 권리》 재판(再版)본 서문에서 위키리크스가 2010년 2월까지 확보한 주한미국대사관의 한국 관련 문건 일부를 소개할 예정이다.
그는 “1980건의 문서를 직접 살펴봤는데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것은 16건 뿐”이라며 “정치·경제·외교 분야의 전략적 파트너로서 미국이 한국의 의미를 점점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평가했다.그는 새로운 서문에서 미국이 향후 조용한 협상을 통해 한국에 핵 재처리 권리를 인정할 수 있으며 이 경우 경주 인근에 관련 시설이 건설될 수 있다는 미국측의 판단,2008년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산 소고기 수입 결정에 대한 평가,세종시 문제와 고 노무현 대통령의 자살에 대한 국내 분위기,한국의 고위 인사가 김정일 사후 2~3년내 북한의 붕괴 가능성을 예측했다는 발언 등을 소개할 예정이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올해 초 《위키리크스-권력에 속지 않을 권리》(21세기북스)을 출간한 독일 저자 마르셀 로젠바흐가 26일 내한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주장했다.위키리크스는 지난해 미국이 세계 각국과 주고받은 25만여견의 외교 전문을 공개해 큰 논란을 일으킨 폭로 전문 웹사이트.독일의 시사 주간지 ‘슈피겔’ 기자인 로젠바흐는 2008년 인터넷에서 독일연방정보국의 기밀 문건이 돌아다니는 것을 안 이후 지난해 위키리크스 창립자 줄리안 어산지가 성폭행 혐의로 구속되기 전까지 2년여간 취재한 내용을 고스란히 책에 담았다.그는 직접 어산지를 만나고 위키리크스와 공동탐사 프로젝트를 수행한 경험도 공개했다.
이날 로젠바흐는 “어산지는 원래 ‘미디어 비평가’에서 출발했는데 기존 언론이 다양한 뉴스 중에서 마치 체리를 고르듯,입맛에 맞는 소재를 골라 자신의 시각을 가미한 후 유통시키는 개념을 비판했다”며 “그러나 결국 나중에는 그도 입수한 문건이나 정보를 있는 그대로 한꺼번에 공개하는 대신 하나씩 시기를 저울질하며 내놓는 식으로 상당히 미디어화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방식이 결코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위키리크스 입장에서는) 문건의 진위 여부를 검증하고 그 효과를 극대화하는데 기존 언론 매체가 큰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그는 “반대로 기존 매체는 위키리크스로 인해 탐사보도의 중요성에 대해 신선한 자극을 받았고 영국처럼 언론법이 엄격한 나라에서는 보도하기 힘든 내용을 위키리크스를 통해 공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위키리크스는 지난해 수많은 기밀문서를 미국의 ‘뉴욕타임스’,영국의 ‘가디언’,독일의 ‘슈피겔’,프랑스의 ‘르몽드’등과 공동으로 검증하고 공개한 바 있다.로젠바흐는 “어산지의 원래 계획은 세계적인 큰 언론사를 통해 정보를 1차 공개한 후 뉴스를 지역별 패키지로 나눠 각 지역에서 가장 적합한 언론 파트너를 통해 2차로 공개하는 것이었다”며 “지역별로 배경지식과 전문성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다만 그는 “위키리크스가 폭로 사이트를 최초로 ‘브랜드화’한 업적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문제는 투명성이 결여된 데다 웹에서 고발자들로부터 기밀정보를 제출받는 핵심 기능이 몇 달간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게 한계”라고 지적했다.
그는 곧 국내에 나올 《위키리크스-권력에 속지 않을 권리》 재판(再版)본 서문에서 위키리크스가 2010년 2월까지 확보한 주한미국대사관의 한국 관련 문건 일부를 소개할 예정이다.
그는 “1980건의 문서를 직접 살펴봤는데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것은 16건 뿐”이라며 “정치·경제·외교 분야의 전략적 파트너로서 미국이 한국의 의미를 점점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평가했다.그는 새로운 서문에서 미국이 향후 조용한 협상을 통해 한국에 핵 재처리 권리를 인정할 수 있으며 이 경우 경주 인근에 관련 시설이 건설될 수 있다는 미국측의 판단,2008년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산 소고기 수입 결정에 대한 평가,세종시 문제와 고 노무현 대통령의 자살에 대한 국내 분위기,한국의 고위 인사가 김정일 사후 2~3년내 북한의 붕괴 가능성을 예측했다는 발언 등을 소개할 예정이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