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삼성, 태양전지 'SDI'로…"단시간내 성과 어려워"

삼성이 태양전지 사업의 주체를 삼성전자에서 삼성SDI로 바꿨다.

삼성전자와 삼성SDI는 27일 오전 임시 이사회를 열어 태양전지 사업 양수·도 안건을 처리했다. 이번 이사회 결정에 따라 삼성전자는 태양전지 사업을 전담한 액정표시장치(LCD) 사업부 내 광에너지사업팀 인력(약 300명)과 설비 일체를 SDI에 차례로 넘길 예정이다.태양전지 사업은 삼성의 5대 신수종 사업(태양전지,자동차용 전지,LED,바이오·제약,의료기기) 중 하나로 삼성전자에서 지난 2년간 맡아 연구·개발해왔다.

전문가들은 성장 동력 추가라는 측면에서 삼성SDI에게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당분간은 부담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병기 키움증권 연구원은 "SDI 입장에서는 신규 성장동력(모멘텀)을 얻은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기존의 배터리 단일 부문에서 사업 다각화와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특히 그는 "태양전지 사업에는 전력 저장을 위한 배터리 장비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기존 사업과의 연관성을 더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익명을 원한 다른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기본적으로는 SDI로 에너지 관련 사업이 통일되는 건 긍정적이다"면서도 "그러나 태양전지 사업이 당장의 수익을 담보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최소 몇 년간은 좋은 요인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수년 간 연구개발(R&D)에 머물고 상업화를 못하고 있는 태양전지사업을 삼성SDI 측에 이관하는 한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TV, 휴대전화, 생활가전 등 주력사업에 전력한다는 방침이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그동안 태양전지 등의 설비투자 등에 소극적이었던 것은 사실이다"며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문책성 조정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사업 정체성을 재정비하고 방향을 분명히 하기 위한 판단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이르든 늦든 중국업체 등과의 태양전지 가격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게 증시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하지만 가시적인 성과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현재 태양전지 업황이 좋지 않은 안좋은 상태에서 1~2년 사이에 산업 전반에 구조조정이 있을 듯하다"며 "삼성SDI가 시장 조정 후에는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가능성도 있지만 단기적인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태양전지 사업을 포기하는 대신 반도체와 LCD 부품과 TV, 휴대전화 등의 전자제품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