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버는 풍수] 北向이라고 문제 삼지 마라

남향집은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에는 햇빛이 깊숙이 들어 따뜻하고 아늑하다. '남향집에 살려면 3대가 적선(積善)을 해야 한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다. 남향은 양기가 가장 성한,제왕의 방위다. '임금은 남면(南面)해 정사를 본다'는 말도 남향집을 선호하게 만들었다. 집터도 남향이나 동남향 집을 지을 수 있는,남북의 길이가 길고 동서가 짧은 곳을 귀하게 여겼다.

남향집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양기가 좋은 건물을 배치하는 기준은 바람을 길하게 얻고 지맥의 흐름을 좇는 것이다. 햇빛은 1순위가 될 수 없다. 산에서 자라는 초목의 성장을 보면,남쪽 사면이나 북쪽 사면이나 초목의 성장 상태는 비슷하다. 나무에 미치는 생기로서의 일조량은 남향이든 북향이든 길하고 흉한 정도의 차이가 없다는 뜻이다. 풍수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양기인 수(水)의 의미를 잘 알아야 한다. 수는 강물 냇물 같은 물만 뜻하는 것이 아니다. 음기인 땅의 지형과 지질을 변화시키는 주체,즉 바람과 물의 총칭이다. 물보다 오히려 바람(공기)에 더 가깝다. 바람은 산천 형세를 따라 일정한 궤도로 움직이며 사람을 비롯한 생물에게 다양한 영향을 미친다.

수의 순환궤도상 만물이 건강하게 자라고 결실도 크게 맺는 최적의 양기를 얻는 선택된 방위가 있다. 바로 좌향(坐向)이다. 좌와 향은 서로 대칭관계의 방위다. 뒤쪽의 방위가 좌이고 앞쪽의 방위가 향이다. 좌향은 햇빛을 크게 얻는 일조량과는 관계가 없다. 그러니 북향집에 살아도 문제가 전혀 없다.

따라서 남향이냐,아니냐 외에 건물 배치가 중요해진다. 주택이든 빌딩이든 어느 각도에서 바람을 맞이하느냐에 따라 그 세기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주변을 순환하는 바람 중 건물 배치를 통해 최적의 바람을 얻을 필요가 있다. 이런 접근은 남향이어야 겨울에 햇빛이 잘 들고 따뜻하다는 일반적 통념과는 사뭇 다르다. 길한 좌향은 일조량이 아닌 길한 바람을 얻는 방위를 말한다. 전북 고창군 줄포면 인촌리에 있는 '김성수 선생의 생가'는 대표적인 양택 명당의 하나다. 이 가문은 대대로 호남의 만석꾼 부자였는데,이 집은 산으로 둘러싸인 남쪽을 배경으로 북쪽의 바다를 바라보는 북향 대문에 북향집이다.

북향집이 살기에 불편한 것을 모른 것이 아닐 것이다. 산줄기의 지기가 뭉친 곳에 집터를 잡은 뒤,지맥의 흐름에 순응해 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보는 배산임수의 배치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북향집이 된 것이다. 전통적으로 배산임수는 집터뿐만 아니라 집의 방향을 정하는 데도 중요한 요소로 받아들여졌다.

현대 주택의 배치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도로가 중요하다. 대개의 경우 도로를 통해 편리하게 진입토록 주택의 전방위를 정한다. 그러나 도로에서 접근이 쉬운 방향은 자칫 지세의 흐름을 역행하는 방위가 될 수 있다. 초고층으로 짓는 주상복합 아파트는 경관이 좋은 방위를 선호하는데 이 역시 생기로써 취해야 할 최적의 바람,햇빛과는 동떨어진 기준이다.

고제희 대동풍수지리학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