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窓] 유동성 위축을 두려워하는 시장

그리스 재정위기가 불거지며 증시가 조정을 보였다.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인데 사람들은 왜 이를 경계할까. 그 배경부터 살펴보자.최근 미국은 달러화 강세가 필요해졌다. 미국 국채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켜 국채금리를 안정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일단 3차 양적완화를 하지 않을 것 같다. 6월 이후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더 이상 미 국채를 추가 매입하지 않을 전망이다. 중국은 오히려 미 국채를 팔고 있다. 이로 인해 미 국채 가격이 하락하면 미국 소비자의 부채 부담은 늘어난다. 그래서 미국은 유로화 약세,안전자산 선호현상을 바라는 것 같다.

미국은 원자재 선물시장 증거금을 높여 투기자금을 안전자산 쪽으로 유혹하고 있다. 군사적 긴장도 조성하고 있다. 돈이 안전자산 쪽으로 몰리는 것은 자금의 회전 속도 하락,즉 유동성 위축을 의미한다. 그 결과 풍부한 유동성 덕분에 간신히 버텨왔던 한계기업,부실 국가들이 손을 들고 있다. 위험자산인 주식의 가격이 하락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지난 2년간 증시는 편하게 상승했다. 미국이 돈을 풀면 그 돈이 중국 등 신흥시장으로 흘러왔다. 세계 기업들은 신흥시장에서 이익을 내며 깜짝실적을 기록했다. 그 과정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앞으로 새로운 정치적 합의가 있을 때마다 증시는 반짝 힘을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힘은 지금까지 경험했던 것보다 떨어질 것 같다. 이제는 그동안 모았던 재산을 잘 지키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김학주 < 우리자산운용 알파운용본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