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은행시장 활짝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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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지점수 제한 없애인도 정부가 외국 은행들에 적용하던 신규 지점 개설 수 제한을 푸는 방식으로 금융시장 개방을 확대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7일 보도했다.
자본요건은 오히려 강화
그동안 인도 중앙은행은 전체 외국계 은행들에 1년에 총 12개까지만 지점 허가를 내줬다. 현재 인도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이 34곳이기 때문에 이들 중 상당수는 1년에 한 개의 신규 지점도 열기 어렵다는 계산이 나온다. 예를 들어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은 인도에 진출한 지 100년이 넘었지만 지점 수는 94개에 불과하다.
인도 금융당국은 외국계 은행이 정부의 자본규제 방안을 따른다면 현지 은행처럼 지점 개설 관련 규제를 받지 않도록 관련법을 개정할 예정이다. 자본규제 방안은 인도 내 자회사가 본사와 별도로 자기자본을 확충해야 하고 대차대조표도 따로 작성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지점 개설 수 규제를 받지 않는 외국계 은행은 현지 은행과 마찬가지로 대도시 이외의 지역에도 의무적으로 지점을 개설해야 하고 최고 10%의 자본이득세와 2~5%의 인지세를 부담해야 한다.
이 같은 방침을 따르길 원하지 않는 외국계 은행은 기존처럼 신규 지점 개설 수 제한을 받게 된다. 해당 법안은 이르면 다음달 채택돼 내년부터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계 은행들이 신규 지점 개설 제한에서 벗어나기 위해 엄격한 규제를 감수할지는 미지수다. 조이딥 센굽타 맥킨지 아시아금융서비스 대표는 "인도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 대부분이 많은 지점이 필요한 소매금융보다는 기업금융과 무역금융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니라즈 스와룹 SC그룹 인도 최고경영자(CEO)는 "인도 사업 확장을 원하지만 자본이득세를 물면서까지 소매금융 사업을 강화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