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재룡의 준비된 은퇴] 국민연금·부동산으론 노후자금 30% 모자란다

1955~1963년생 '베이비부머'들이 본격적인 은퇴 시기를 맞고 있지만 노후 준비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통계청이 지난해 50~59세에 속하는 베이비부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노후 준비를 하고 있다'는 비율이 82.6%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아예 준비가 없다'고 응답한 경우는 17.4%에 불과했다. 구체적인 은퇴 준비 방법으로는 국민연금(47.2%),예 · 적금과 보험(17.6%),개인연금 (14.4%),공적연금(7.2%) 등의 순이었다. 많은 베이비부머들이 노후 준비를 하고 있다고 대답하긴 했지만 실질적으로 충분한지는 차근차근 따져봐야 한다. 우선 직장생활을 오래한 베이비부머의 경우 80만~100만원 정도에 달하는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민연금을 탈 수 있는 시점은 만 60세이지만 제도 개정으로 2013년부터는 5년마다 1년씩 연장해 2033년부터는 65세나 가야 연금을 수령할 수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국민연금에 의지하면서 노후를 준비하는 베이비부머들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첫째 정년 퇴직 후 연금 수령 시점까지 공백기에 대비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50대 중 · 후반에 직장에서 물러난다고 가정하면 적어도 5~10년 정도 연금이 없는 '암흑의 시기'를 맞게 된다. 둘째 국민연금을 타는 금액은 평균 60만~70만원 정도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여러 설문 결과를 보면 베이비부머들은 은퇴 후 대략 월 200만원의 생활비를 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국민연금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나머지 노후생활비를 마련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우선 현재 살고 있는 주택을 줄이는 방법이 있다. 예를 들어 60세에 부동산을 줄여서 1억원의 자금을 마련해 연금으로 전환한다면 매달 43만원 정도의 현금 흐름을 기대할 수 있다. 다음으로 퇴직금과 개인연금이 있다. 이 역시 60세에 퇴직금과 개인연금으로 1억원을 가지고 있는데 모두 연금자산으로 환산한다면 월 43만원 정도를 확보할 수 있다.

앞서 예시한 평균 사례를 합산해 보면 국민연금 월 70만원,부동산 매각자금 1억원을 연금화한 월 43만원,퇴직금과 개인연금 자산 월 43만원으로 모두 합쳐 모두 136만원 정도다. 베이비부머들이 일반적으로 예상하는 노후생활비가 월 20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확보된 자산은 68%에 불과하다.

결국 문제는 나머지 32%의 부족 자금을 과연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다. 은퇴 후 30년 이상을 보낼 일거리를 마련하기 위해 생계형 창업도 해야 하고 자녀들 대학 학비와 결혼자금도 지출해야 한다. 게다가 의료비와 간병비용도 고려하면 베이비부머의 은퇴 이후 삶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힘겨워질 가능성이 높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베이비부머의 은퇴 준비에 대한 정부의 보완책이 시급하다. 세제 혜택을 강화해서라도 연금 투자를 획기적으로 늘릴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