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대권 분리' 놓고 평행선…親李-親朴 '全大룰' 왜 다투나

親李, 김문수ㆍ정몽준 대표로
박근혜 추격 발판 만들기
親朴 "안정적 판세 흔들릴라"
한나라당 7 · 4 전당대회 경선 룰과 관련한 비상대책위원회 논의가 27일 친이(친 이명박) · 친박(친 박근혜)계 간 의견차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대권 · 당권 분리 등 전대 룰의 향배에 따라 차기 대권 주자들의 행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정몽준 전 대표 등 친이계 후보는 대선 1년6개월 전에는 당직에서 사퇴토록 규정한 현행 당헌 · 당규를 개정하자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 지사의 복심인 차명진 의원은 비대위 회의 공개석상에서 '당헌 · 당규 개정이 어려울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정의화 위원장을 정면 공격하는 등 전대 룰 논란은 대권 후보 간 감정싸움 양상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이처럼 친이계가 당권 · 대권 분리 규정에 집착하는 이유는 계파 내부에 확실한 차기 대권 주자가 없는 현실과 무관치 않다.

친이계 내부에서는 김 지사와 정 전 대표 등이 선두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를 따라잡을 마지막 카드가 당 대표라는 데 공감한다. 당 대표를 맡아 차기 총선 공천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당 조직을 장악해 박 전 대표를 추격하는 발판을 만들자는 의도다.

하지만 당권 · 대권 분리 규정이 현행대로 유지된다면 두 사람은 대선 1년6개월 전인 6월 중순 이후에 치러지는 차기 전대에 출마하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비대위 소속 친이계 의원들은 당권 · 대권 분리 규정을 폐지하는 게 어렵다면 6개월이나 1년으로 완화하자는 중재안까지 내놓고 있다. 반면 친박계는 전대 룰 개정을 통해 판이 흔들리는 것을 원치 않고 있다. 박 전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과의 '신사협정' 속에서 안정적으로 대권가도를 걷는 상황에서 갑자기 '대선에 나갈 당 대표'가 나타나 박 전 대표를 견제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친박계에서는 공식적으로 " 박 전 대표 본인이 당권 · 대권 분리 규정을 만들었기 때문에 이제 와서 입장을 바꿀 수 없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구동회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