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 日서 아이폰 제쳐…'만화 콘텐츠' 적중

1분기 100만대 팔아 6개월만에 4위로
NTT도코모 제휴…소프트뱅크·애플에 판정승
삼성전자 갤럭시S가 일본 휴대폰 시장에서 애플 아이폰을 제쳤다. 지난해 10월 갤럭시S를 앞세워 일본에 본격 진출한 지 6개월여 만이다. 삼성전자가 해외 시장에서 단일 모델로 애플을 앞선 것은 처음이다. 전체 일본 휴대폰 시장에선 4위에 올랐다. 외국산 제품에 보수적인 일본 소비재 시장에서 한국 기업이 5위 안에 든 것도 이례적이다.

◆샤프 후지쓰 파나소닉에 이어 4위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1분기 일본 휴대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애플을 제치고 판매대수 기준 4위를 차지했다고 27일 발표했다.

삼성전자의 1분기 일본 내 휴대폰 판매량은 100만대로 시장점유율은 11.0%였다. 1위는 180만대를 판 샤프(19.2%),2위는 140만대의 후지쓰(15.2%),3위는 100만대의 파나소닉(11.0%)이다. 애플은 5위로 90만대(9.9%)를 판매했다.

SA는 "지금까지 일본 휴대폰 시장은 해외 업체들이 진입할 수 없었던 곳"이라며 "애플이 먼저 아이폰으로 시장을 뒤흔들었고 뒤이어 삼성이 NEC,카시오,교세라 등 대부분 일본 업체들을 앞지르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스마트폰 갤럭시S와 7인치 태블릿PC 갤럭시탭을 일본 최대 이동통신사 NTT도코모를 통해 출시하며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 일본 IT전문사이트 BCN 조사에 따르면 갤럭시S는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까지 3개월 연속 판매순위 1위를 달렸다. 5월 말 현재 갤럭시S 판매량은 90만대,갤럭시탭 판매량은 25만대로 추산된다.

◆고성능 · 현지화가 비결

갤럭시S의 성공은 애플 아이폰과의 경쟁을 겨냥한 고성능 하드웨어와 현지화 노력 덕분이다. 갤럭시S는 지난해 '아이폰 쇼크'를 경험한 삼성전자가 대규모 인력을 투입해 만든 제품이다. 일본 1위 이통사 NTT도코모가 아이폰을 앞세운 일본 3위 통신사 소프트뱅크의 공세에 대항하는 주력 무기로 갤럭시S를 선택한 배경이다. 철저한 현지화 전략도 '다이닌키(대인기 · 大人氣) 갸라쿠시(Galaxy)S'의 또 다른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 측은 현지 소비자의 이용 습관에 맞는 유저인터페이스(UI)와 콘텐츠를 갖추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NTT도코모의 임원이 "전력을 다하는 자세를 느꼈다"며 감탄했을 정도다. 인기 잡지와 만화를 볼 수 있는 전자책 애플리케이션 '마가스토어''이북재팬' 등이 기본 탑재됐다.

이러한 강점 때문에 일본 이용자들 사이에서 고화질 동영상과 만화 콘텐츠를 보기 가장 적합한 스마트폰이라는 평을 받았다. 4인치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화면이라는 하드웨어에 현지 사정에 맞는 만화 콘텐츠가 더해진 셈이다.

◆6월 갤럭시S2 일본 출시NTT도코모는 다음달 후속 모델인 갤럭시S2를 출시하기로 했다. NTT도코모가 올 여름 내놓는 9종의 스마트폰 가운데 듀얼코어 CPU와 4.3인치 이상 화면을 탑재한 제품은 갤럭시S2가 유일하다. 삼성전자는 여기에 현재 일본 최대 소셜게임 서비스 모바게타운,일본 최대 인기 음반 판매 집계 업체 오리콘의 온라인 음원 서비스 등을 탑재할 예정이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