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레이더] 자동차·TV·골드바…모델하우스 '경품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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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침체에 "방문객 끌어모으자" 치열한 마케팅
서울 도곡동 현대주택문화관에서 27일 문을 연 '강서 힐스테이트' 모델하우스.오후 2시 100만원짜리 디지털카메라에 대한 경매가 실시됐다. 52만원을 써낸 서울 화곡동 이모씨(42)가 80여명을 제치고 주인이 됐다. 이씨는 "친구와 함께 구경왔다가 싼 값에 디카까지 매입해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골드바 · LCD TV · 문화상품권건설사들이 모델하우스 방문객을 겨냥해 다양한 경품 행사와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현대건설은 강서 힐스테이트 모델하우스에서 하루 두 차례 3.75g짜리와 11.25g짜리 골드바를 추첨을 통해 나눠주고 있다.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마술쇼도 열어 부모들이 견본주택을 제대로 둘러볼 시간을 마련하고 있다. 권오진 분양소장은 "주말 모델하우스에서 다채로운 경험과 추억을 만들 수 있게 이벤트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개장한 강원도 춘천시 동면 '춘천 아이파크' 견본주택에서는 추첨을 통해 LCD TV 등을 나눠줬다. KCC건설은 최근 경북 경주 용황지구 'KCC 스위첸' 내방객들에게 에어컨 등을 경품으로 제공했다. 대림산업은 지난 22일 경기도 안양시 범계역 인근에서 개장한 '의왕 내손 e편한세상' 모델하우스에서 방명록에 이름을 쓰면 방문객 명의로 쌀을 기부했다. 이를 위해 모델하우스 개관 기념 화환 대신 쌀을 받았다. 스마트폰 QR코드를 찍어 등록한 내방객을 추첨해 아이패드2도 줬다. 홍영석 분양 소장은 "방문객이 6만명을 넘어 쌀 3000가마니(5000만원 상당) 정도를 기부하게 될 것"이라며 "여성 방문객이 많아 모델 출신 남성 도우미를 통해 설명하고 무인 상담시스템을 가동한 것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내달 초 광주광역시 봉선동에서 '이지 더원'을 선보이는 이지건설은 문화 · 예술 · 교육 중심지 광주를 강조하기 위해 모델하우스 방문객이나 계약자에게 10만원짜리 문화상품권 두 장을 지급할 계획이다.
◆방문객 발길 잡아야 계약률 높아진다초기 계약률을 높이기 위한 자동차 경품도 등장했다.
반도건설은 지난달 김포한강신도시 '반도 유보라' 첫날 계약자를 대상으로 추첨을 해서 준중형차 닛산큐브를 제공했다. 인천 송도에서 '더샵 그린스퀘어'를 분양 중인 포스코건설은 청약통장 사용 계약자 중 추첨 후 각각 쏘나타 그랜저 제네시스를 경품으로 줄 계획이다.
건설사들의 이같은 모델하우스 경품 경쟁은 분양 초기에 고객을 모아야 계약률이 높아진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분양대행사인 타이거하우징의 김태욱 사장은 "일단 소비자들의 발길을 모델하우스로 유도해야 분양이 시작된다"며 "지방과 달리 수도권 분양시장은 활기가 돌지 않아 다양한 소비자 유인책을 고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