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과 함께하는 1기업 1나눔] (63) KT, IT기기로 상상력 '쑥쑥'…"아동 3만명 꿈 키워요"
입력
수정
'올레 꿈품 센터'
성남·제주·목포 등 9곳 운영…IPTV·태블릿PC 등 설치, 음악감상서 영어공부까지
지역아동센터 1000곳과 결연
700개 '사랑의 봉사단' 참여…매달 소외 아동들 손잡고 문화공연관람·체육활동
지난 6일 부산 덕천동에 위치한 KT 구포지사.여느 때라면 한적했을 교외 지사가 시끌벅적했다. 인근 어린이들이 각종 정보기술(IT)기기를 이용해 문화 활동을 즐길 수 있는 '올레 꿈품 센터' 개소식에 몰려왔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에는 석호익 KT 부회장,박민식 한나라당 의원(부산 북 · 강서갑),황재관 부산 북구청장,문동민 부산지역아동센터연합회 북구지회장 등 KT 임직원들과 이 지역 지방자치단체 및 사회복지기관 관계자 40여명이 참석했다.
전국에서 9번째로 설치된 부산 구포의 올레 꿈품 센터는 구포 지사의 유휴 공간을 지역 주민들에게 기부하는 형태로 마련됐다. 약 100㎡(30평) 정도의 공간에 빔프로젝트 스크린,쿡TV,아이패드 등이 설치돼 음악 및 영화 감상뿐만 아니라 각종 교육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교육장,세미나실,특별활동 연습실 등 교육 및 문화활동을 위한 다목적 공간으로 활용 가능하다. 특히 지역아동센터 아동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셔틀버스인 '꿈품 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지역아동센터는 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 계층 등 형편이 어려운 가정의 자녀를 위해 교육과 보육 서비스를 지원하는 아동복지시설로 전국 3500개 시설에 9만~10만여명의 어린이들을 돕고 있다.
◆"아이들의 꿈에 미래가 달려있다"
KT는 2009년 이석채 회장 취임 이후 아동지원사업에 사회공헌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7월 KT 임원회의인 '올레 경영회의'에서 "앞으로 '사랑의 봉사단' 활동을 지역아동센터 지원에 집중하겠다"며 "임직원 참여 활성화 방안과 KT 역량을 활용한 각종 아동 지원 사업들을 적극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KT가 아동 지원 사업에 팔을 걷어붙인 배경에는 통신시장의 미래에 대한 이 회장의 철학이 깔려 있다. 이 회장은 그동안 "향후 통신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무한 상상'이 필요하다"며 "상상력은 어린 시절부터 가슴 깊이 품어왔던 꿈에서부터 시작한다"고 강조해왔다.
자신의 경제관료 시절 경험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그는 지난 4일 서울 광화문 KT사옥에 경기도 남양주 지역아동센터 아동 23명을 초청했다. 10층에 있는 집무실을 활짝 열고 직접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며 설명했다. 이 회장은 행사 직후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981년 경제기획원에 근무하던 시절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와 '사회개발계획과정'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시절이었다. 그는 "그때 세미나를 하면서 '사람의 인생은 어린 시절에 결정된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도 언젠가 어린이들을 위해 뭔가를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기성 세대가 너무 어린이들에게 무관심합니다 요즘 아이들은 자신을 보듬어 줄 안식처가 없어 힘들어합니다. 기업들이라도 나서서 어린이들을 적극적으로 보살피는 일을 해야 합니다. 꿈은 아무리 소박해도 그 자체로 의미가 있습니다. 아이들이 꿈을 갖지 못할 때 기업에도 미래가 없습니다. "◆700개 봉사팀 아동 3만명 직접 지원
이 회장은 지난해부터 자신의 이런 생각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KT의 아동 지원 사업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KT 건물을 활용한 다목적 공간 '올레 꿈품 센터' 제공을 비롯해 전국 1000여개 지역아동센터와의 결연,어린이 대상 IT공모전을 여는 것 등이다.
전 임직원이 참여하는 '사랑의 봉사단'은 전국 지역아동센터와 협력해 소외 아동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엔 400여개 지역아동센터를 찾아 월 1회 이상 정기 봉사 활동을 벌였다. 올해에는 700여개 봉사팀이 전국 1000여개 지역아동센터와 결연을 맺어 3만명 이상의 아동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결연을 맺은 지역아동센터에 대해서는 매달 1회 이상 문화예술공연관람,체육활동,IT시설 견학,여름방학 센터 등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PC 등 IT기자재 지원,IT서포터즈 활동을 통한 PC 정비 및 교육,지역아동센터 시설 보수 등 다양한 지원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임직원들이 갹출한 돈만큼 회사가 지원금을 내놓는 '매칭 그랜트' 방식으로 연간 40억원 수준의 기금을 조성하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는 KT 사옥 가운데 일부를 활용,지역아동센터 아동들이 문화예술 체험활동을 할 수 있는 '올레 꿈품 센터'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올레 꿈품 센터는 현재 경기 성남,경북 칠곡,전남 목포,강원 원주,대전광역시,제주,서울 중랑구,경기 남양주(개소 순) 등 전국에서 9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올 하반기 10여곳을 추가해 총 20여곳으로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서울 강서구 KT체임버홀에서 인근 지역아동센터 어린이 25명을 초청,전문 연주진들이 매주 1회 바이올린 클라리넷 피아노 등 악기 연주 지도를 하고 있다.
KT는 앞으로 100여개 지역아동센터와 20여개 올레 꿈품 센터에 애플의 태블릿PC '아이패드' 300여대를 지급해 교육 용도로 쓰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다음달부터는 IPTV '올레TV'의 주문형동영상(VOD)을 이용해 영어 교육을 실시한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