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로 읽는 경제] 저소득층 '엥겔계수'…고소득층은 '엔젤계수'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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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료값 올라 저소득층 '부담'…소득 많을수록 교육비 비중 커올해 초 농축수산물 등 식료품 물가가 급등해 소비지출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다.
2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가계의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 지출은 월평균 32만3000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8.4% 증가했다. 소비지출에서 식료품 · 비주류음료가 차지하는 비중도 13.2%로 전년 동기의 12.7%보다 0.5%포인트 높아졌다. 계층별로는 저소득층일수록 식료품 · 비주류음료의 지출 비중이 높았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 소비지출 중 식료품 · 비주류음료 비중은 18.7%로 전체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식료품 · 비주류음료의 지출 비중은 2분위 14.9%,3분위 13.7%,4분위 12.4%,5분위 11.0%로 소득이 높을수록 낮았다.
소득이 적을수록 식료품비 지출의 비율이 높은 것이 '엥겔의 법칙'이다. 가계 소비지출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엥겔계수(Engel's coefficient)'라고 한다. 1857년 독일 작센주의 통계국장이었던 에른스트 엥겔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당시 엥겔은 153가구의 가계 지출을 조사해 식료품비 지출 비중과 소득의 반비례 관계를 발견했다.
엥겔의 법칙이 나타나는 것은 식료품이라는 재화의 특성 때문이다. 소득이 아무리 적어도 최소한의 식료품비 지출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소득이 아무리 많아도 식료품 소비를 무한히 늘릴 수는 없다. 지난 1분기 5분위와 1분위의 월평균 소득은 7.1배 차이가 났지만 식료품 · 비주류음료 지출의 격차는 1.8배에 불과했다. 엥겔계수와 정반대 경향을 보이는 것이 '엔젤계수(angel coefficient)'다. 엔젤계수는 영 · 유아 관련 산업을 '엔젤산업'이라고 부른 데서 비롯된 것으로 소비지출 중 자녀 교육에 들어가는 비용을 나타내는 지수다.
1분위 계층의 지난 1분기 교육비 지출은 월평균 12만5339원으로 전체 소비지출의 10.1%였다. 반면 5분위 가구의 월평균 교육비 지출은 66만5199원으로 1분위의 5.3배에 달했다.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7.3%로 1분위보다 7.2%포인트 높았다. 2분위의 엔젤계수는 12.0%,3분위는 14.2%,4분위는 16.6%로 소득이 높을수록 가계 지출에서 교육비 비중이 높아지는 경향이 뚜렷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