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납기 경쟁력 세계 최고"…日업체 "한국서 금형 만들겠다"
입력
수정
부산 국제기계대전 폐막
"풀림 방지용 안전 너트 특허를 갖고 있는 일본 자동차 부품업체 에프아이테크로부터 기술 이전을 해줄테니 한국에서 제품을 만들어 일본으로 수출해 달라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일본 대지진 이후 한국 부품업체들의 몸값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
김성준 태영공업 대표는 29일 '제5회 국제기계대전' 전시장에서 "전시 기간 중 일본 독일 등의 바이어를 만나느라 눈코 뜰 새가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동북아 최대 종합기계전시회인 국제기계대전은 이날 부산 벡스코에서 5일간의 일정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전시회엔 일본 후쿠야마기계조합 소속 20여명을 비롯해 400여명의 해외 바이어가 찾아 자동차 부품용 기계,금형 등의 참가업체들과 상담을 가졌다.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일본 업체들의 상당수는 기술이전을 대가로 제품 생산을 의뢰할 만한 한국 기업을 찾느라 부산했다. 일본의 공작기계 설계도 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산키공업 관계자는 "우리가 보유한 모든 설계도를 역량 있는 한국의 기계 생산업체에 넘기고 완성품을 일본 현지에서 수입하는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뿐 아니라 독일 기업들도 한국 부품기업을 파트너로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독일 유압기기 생산업체 하베 하이드로울릭의 구매담당자인 볼프강 몰 씨는 "최근 5년 동안 한국 기계산업의 위상이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다"며 "경쟁 상대인 일본 업체들에 한국 기업들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행사 전날부터 전시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현대위아 화천기계 바이스트로닉코리아 등은 전시해 놓은 제품이 사흘 만에 모두 팔려나가는 등 성과를 거뒀다. 국내 공작기계 시장 1위 업체인 현대위아의 임흥수 대표는 "이번 전시회는 국내외 바이어들의 구매처가 기계 부문의 강국이었던 일본에서 한국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의미있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조규승 화천기계 대표도 "한국의 기계 제조 기술력을 일본 독일 등 기계강국 제품들과 비교하는 바이어들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부산=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