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MSCI 선진국 편입 실익 없다"

모건스탠리, 자금유입 회의적
23개 종목 제외…신중론 힘 실려
모건스탠리가 한국 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시장 편입 효과에 대해 회의적인 분석을 내놨다. 모건스탠리는 MSCI지수를 산출하는 MSCI바라의 모기업이다.

모건스탠리는 29일 'MSCI월드지수 편입 효과'란 제목의 한국시장 리포트에서 "한국이 MSCI 선진국 분류에 들어가더라도 의미 있는 수준의 자금 유입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는 "MSCI월드지수의 규모를 감안할 때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펀드에서 48억달러(5조2000억원)의 자금이 신규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보기술(IT)과 자동차,소재업종의 시총 비중이 지금보다 높아지면서 자금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전체 증시에는 실익이 거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모건스탠리는 "과거 그리스 포르투갈 아일랜드의 선진지수 편입이나 한국 증시의 FTSE선진국지수 포함(2009년) 사례를 볼 때 외국인 자금 흐름의 지속적이거나 의미 있는 변화는 없었다"며 "일부에서 한국시장의 디스카운트 요인이 감소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리레이팅(재평가) 스토리'를 기대할 근거도 없다"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는 한국이 선진지수에 편입될 경우 현재 이머징마켓지수에 포함된 롯데제과 대구은행 유한양행 에스원 한국금융지주 KCC 등 23개 종목이 지수에서 제외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영찬 모건스탠리증권 리서치헤드는 "이스라엘의 선진지수 편입 당시를 봐도 일부 대형주만 자금이 들어오는 등 하루짜리 효과에 그쳤다"고 말했다.

선진지수 편입을 위한 한국거래소와 MSCI 간 협상도 국내 지수 사용권을 둘러싸고 난항을 겪고 있다. 거래소는 MSCI가 국내 지수를 활용한 파생상품의 해외 상장 등 '상업적 이용' 시 거래소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MSCI 측은 지수 이용료를 내겠지만 사전 승인 제도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MSCI의 선진지수 편입 리스트는 내달 21일 발표된다.

김유미/손성태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