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최대 갑부, 美 유가조작 소송 휘말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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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 트레이더 2명 조사 중…5000만弗 불법차익 꼬리 잡혀노르웨이 최대 갑부인 존 프레드릭센(67 · 사진)이 미국에서 유가 조작 소송에 휘말렸다. 프레드릭센이 소유한 2개의 석유거래 업체에서 일하는 영국 석유회사 BP 출신의 두 트레이더 때문이다.
29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프레드릭센이 소유한 파르논에너지와 트레이더 제임스 다이어,아르카디아에너지와 트레이더 니컬러스 와일드구스를 지난 24일 뉴욕연방법원에 제소했다. 이들은 2008년 초 석유 선물 가격을 조작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청구금액은 1억5000만달러로 CFTC 설립 이후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이틀 후 파생상품 트레이더들도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CFTC는 2008년 1월 다이어와 와일드구스가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의 실물인수 지점인 미국 오클라호마 쿠싱 지역에서 석유 현물을 대거 매입해 공급을 줄이는 방식으로 선물 가격을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약 3개월 후 그들은 보유하던 현물을 처분,5000만달러의 차익을 남겼다. 2008년 1월 배럴당 86.99달러까지 내렸던 원유 선물 가격은 그해 4월22일 119.37달러로 37.2%나 올랐다.
이에 대해 프레드릭센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원래 원유를 사고파는 트레이더들에겐 정상적인 행동으로 비톨(최대 석유거래업체)이나 글렌코어 등 다른 원자재거래 업체의 트레이더들도 마찬가지로 일한다"며 "미 당국이 멕시코만 오일 유출 사건을 일으킨 BP에 복수하려고 다이어와 와일드구스를 표적으로 삼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이어와 와일드구스는 BP에서 일할 당시 BP의 대규모 원유 창고 관련 정보들을 활용해 한 해에 1억달러 이상의 수익을 냈다. 이후 다이어는 2005년 아르카디아에너지로 옮겼고 다이어가 2007년 와일드구스를 파르논에너지로 데려왔다.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조선소 용접공의 아들로 태어난 프레드릭센은 지난 3월 포브스 선정 세계 72번째 갑부(자산 107억달러)에 오른 자수성가형 억만장자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