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협박하는 SC제일銀 노조

"파업 불참하면 고용보장 못해"…30일 파업 앞두고 문자 메시지

"파업에 불참하면 고용안정보호 대상자에서 제외하고 단협에 의한 복지 후생 적용도 금지된다. "

SC제일은행 노동조합이 30일 하루 동안 사측의 연봉제 도입에 반대하기 위한 '경고성 파업'을 벌이기로 하고 노조원들에게 반 협박성 문자메시지를 돌려 물의를 빚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 노조는 지난 28일 오후 "(파업을 할 경우)최소 잔류인원을 요청하는 직원들로 인해 공멸하게 됨을 기억하라"며 불참시엔 고용이 안정되지 않을 뿐 아니라 복지 후생 혜택 등을 받을 수 없다고 통보했다.

노조가 임의로 특정 조합원에 대해 고용안정보호 대상자에서 제외하거나 임단협에 의한 복지후생 적용 대상자에서 제외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C제일은행 노조가 강수를 두며 파업 참가를 독려한 것은 파업 근거가 약해서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SC금융지주 측이 제시한 연봉제 도입의 조건은 2013년까지 전체 조합원의 36%에게 추가 성과급을 주고 14%에게는 성과급을 깎아 차등화하는 것이다. 대신 개인별 복리후생 포인트를 연간 15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늘리겠다고 했다. 은행권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상설 명예퇴직제 대신 만 58세 이전에 퇴직할 때 정년까지 남은 기간의 4분의 1만큼의 연봉을 주는 조기퇴직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조기퇴직제 대상자도 만 50세 이상에서 만 48세 이상으로 넓혔다. 하지만 노조는 연봉제 도입 자체를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 회사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6100만원,특히 비정규직 비중이 낮은 남성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8500만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탓에 SC제일은행 노조가 금융노조의 '선봉' 노릇을 하기 위해 과도한 '액션'을 취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노조 차원에서 연봉제 도입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SC가 절대 뚫리면 안 된다는 분위기가 있다"며 "사측이 후한 조건을 제시해도 강성으로 나오는 이유"라고 말했다.

한편 30일 당일 고객들의 불편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창구에서 일하는 계약직 · 무기계약직 1300여명과 관리자층,IT 담당부서 등이 파업에 참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