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外人 매매 '헷갈리네'…대외 변수에 '주목'

외국인이 대외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간 5109억원 이상을 순매수했다. 이에 따라 최근 과매도 국면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됐던 외국인은 전날 재차 순매도로 전환, 846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이날도 외국인은 장 초반 '사자'와 '팔자'를 오가며 변동을 부렸다. 다만 독일이 그리스의 채무재조정 요구 철회를 검토한다는 외신 보도 이후 순매수 규모를 다소 확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외국인들의 입장 변화를 글로벌 경제지표 부진에서 찾고 있다. 이번주 발표될 미국 공급자관리협회(ISM) 제조업 지수와 중국 구매자관리지수(PMI)지수가 모두 전달 대비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박중섭 대신증권 선임연구원은 "미국 경기둔화 우려감이 커질수록 채권 강세와 함께 달러 강세 압력을 높이게 된다"며 "외국인의 본격적인 순매수 전환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반면 경기둔화 신호가 뚜렷해지면 추가적인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달러 약세 심리를 구축하게 된다. 달러 가치에 상반된 영향을 미치는 현상들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시장에 혼돈을 주고 있는 모습이다.

박 연구원은 "다음 주를 고비로 차츰 달러는 약세로 방향을 잡아갈 전망"이라며 "그 때까지는 외국인 매매동향과 함께 단기적으로 코스피지수의 변동성도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이날 그리스 관련 이슈에 외국인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지만 이에 대해서도 다소 지켜봐야한다는 분석이다.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독일이나 유럽 주요국가들이 그리스 문제에 대한 해법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문제가 당장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최근 미국계 자금이 들어오고 유럽계 자금은 변동을 부리고 있어 악재가 효력을 상실할 때까지 본격적인 외국인 매수세 유입은 다소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들어 외국인의 순매수 여부에 따른 코스피 등락의 상관계수는 0.62를 기록할 정도로 높은 수준"이라며 "코스피지수의 추세전환을 위한 1차적인 조건은 외국인 매수세의 연속성 확보에 달려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그리스 사태와 달러화의 향배가 궤를 같이 하는 가운데 내달 중·하순 그리스의 긴축 프로그램 이행보고서와 EU(유럽연합) 정상회담을 통해서나 방향성 전환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이에 따라 당분간 투자전략은 기관 선호 중심의 종목을 중심으로 세울 것을 전문가들은 권하고 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 매물이 줄어들거나 매수세로 돌아설 경우 이전과 마찬가지로 지수의 방향성은 외국인, 종목은 기관 선호라는 틀이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다만 시장에서는 시가총액이 큰 대형주의 급등락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므로 매수를 고려하고 있는 종목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살펴보고 두들겨 본 후 대응을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