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영화 이젠 식상? '쿵푸팬더2'도 울상

"관람비 부담ㆍ특수안경 불편"
캐리비안 해적 등 흥행부진
최근 미국에서 개봉된 3D(3차원) 영화의 흥행 실적이 부진하자 할리우드에서 3D 영화 거품 붕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30일 보도했다.

5월 중순 개봉된 '캐리비안의 해적 4-낯선 조류'는 북미 지역 관람객 중 47%만이 3D로 영화를 봤다. 이 영화는 월트디즈니가 제작과 홍보에 4억달러를 투입한 대작이다. 캐리비안의 해적 4와 같이 3D와 일반 영화로 동시 개봉하는 작품들은 전체 관객의 60% 정도가 3D를 선택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파라마운트가 배급하는 드림웍스의 '쿵푸팬더 2'(사진)는 지난 26일부터 29일까지 5380만달러어치 표를 팔았지만 3D 영화의 비중은 45%에 그쳤다.

미국에서 3D 영화가 외면받는 이유는 가격이 비싸고 관람 내내 특수 안경을 쓰고 있어야 해 불편하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미국 영화표 가격을 보면 일반 상영관이 7달러대이고 3D 상영관은 10달러대,아이맥스 3D 상영관은 20달러를 넘는다. 3D 영화를 보기 위해 써야 하는 안경도 처음에는 호기심에 관객들의 관심을 끌었지만 지금은 애물단지가 됐다. 얼굴이 작은 어린이들은 영화를 보는 동안 안경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잡고 있어야 한다.

영화사들은 여름을 맞아 5월부터 9월까지 지난해의 2배가 넘는 16편의 3D 영화를 개봉할 계획이어서 할리우드의 고민은 깊어가고 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