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대부업체 다시 지하로…서민 또 '사채의 늪'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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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업 1번지 강남·명동 '찬바람'대부업체 20여곳이 모여 있는 서울 역삼동 S빌딩.31일 찾아간 이곳 업체 중 5곳은 간판만 내걸려 있을 뿐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최고이자율 규제 여파…하루 10곳 문닫아
2006년부터 이 빌딩에서 영업해온 K대부업체 조모 대표는 "지난해 최고 금리가 연 44%로 낮아진 이후 이 건물에 있던 대부업체 6곳이 짐을 싸 나갔다"며 "얼마 전 사무실을 옮긴 옆집도 '세무조사다 뭐다 이래저래 걸릴 바에야 차라리 무등록으로 한탕 크게 버는 게 낫겠다'며 떠났다"고 전했다. 서울 명동 A빌딩에서 5년째 영업 중인 중견 L대부업체 김모 대표는 당 · 정 · 청이 7월부터 대부업 최고 금리를 연 39%로 낮추기로 합의하자 서울시에 등록증을 반납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그동안 거래해온 전주(錢主)로부터 '수익성이 불투명해 더 이상 돈을 대기 어렵다'는 전화를 받았다"며 "연 12%대에 이르는 조달금리에 신용도가 9~10등급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대출 손실 위험 등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서 금리가 인하되면 손익분기점을 맞추기 힘들다"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 들어 4월까지 등록을 갱신하지 않거나 폐업을 신청한 대부업체는 1108개로 하루 평균 9.2곳이 문을 닫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하루 평균 6.4개)과 비교하면 1.5배가량 빠른 속도다. 2002년 10월 대부업법 제정 이후 양지로 나왔던 고리 사채업자들이 다시 '지하'로 들어가고 있다. 법 시행 초기 연 66%였던 대부업체 최고 이자율이 계속 인하돼 7월부터는 연 39%로 낮아지기 때문이다. 이 수준에서는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없다고 판단한 대부업체들이 등록증을 반납,불법 사채업자로 변신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영세한 개인 대부업자들이 철수했으나 최근에는 자산 규모가 100억원에 이르는 중견 업체들도 등록증을 반납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나라당 서민정책특별위원회가 6월 국회 통과를 목표로 모든 대출금리의 상한선을 연 30%로 제한하는 이자제한법 개정안을 추진,대부업의 음성화를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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