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도 1일부터 '자문형 신탁' 판매

은행-증권 자산관리 3차 대전
증권사는 PB시장 '맹공'
국민은행이 1일부터 증권사의 '자문형 랩'과 비슷한 '자문형 신탁'(자문형 특정금전신탁)을 판매한다. 우리 신한 외환은행 등도 이달 중순 일제히 자문형 신탁 판매에 나선다.

자산관리 시장의 스타로 떠오른 자문형 랩 시장을 둘러싸고 은행과 증권사 간 한판 승부가 불가피해졌다. 31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1일부터 'KB와이즈 주식특정금전신탁'을 모든 지점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증권사 자문형 랩과 비슷한 자문형 신탁을 정식 판매하는 것은 국민은행이 처음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자문형 신탁은 증권사 자문형 랩과 차이가 없다"며 "최저 가입 금액을 5000만원으로 정해 국민은행 VIP 고객을 포함한 거액 자산가들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증권사(1900개)의 4배에 이르는 7500여개 점포를 거느린 은행들이 랩 어카운트 시장 공략에 나섬에 따라 은행과 증권 간 '랩 전쟁'이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1990년대 외국계 은행이 촉발한 1차 자산관리 시장 선점 경쟁과 2004~2008년 주식형 펀드 시장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은행과 증권사 간 2차 전쟁에 이어 자산관리 시장을 두고 3차대전이 벌어질 것으로 금융계는 보고 있다.

토러스투자증권은 은행의 자문형 신탁이 내년 말 6조4000억원에서 최대 11조원까지 자금을 끌어모으며 전체 자문형 투자상품 시장의 30~42%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사들이 판매한 자문형 랩은 지난 4월 말까지 8조3000억원에 달한다.증권사들은 이에 맞서 거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PB(프라이빗뱅킹) 업무를 확장하고 있다.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은 공격적으로 PB 점포를 내면서 거액을 주고 은행 전문인력을 스카우트했다. 증권사들은 PB 업무를 확대해 은행권의 PB 시장을 빼앗아 오겠다는 계획이다.

유병연/송종현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