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요금 인하, 평가 엇갈려…불확실성 해소 vs 투심악화

SK텔레콤의 통신요금 인하 발표에 대해 3일 증시 전문가들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불확실성 해소라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됐으나, 정치적 이슈에서 요금인하가 이루어진 것은 투자심리를 악화시킬 것으로 분석됐다.

전날 SK텔레콤은 기본료를 1000원 인하하고 SMS를 50건 무료제공 하는 등의 통신요금 인하 방안을 확정 발표했다.전문가들은 SK텔레콤에 이어 KT와 LG유플러스 역시 곧 요금인하에 동참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실적 감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인하로 SK텔레콤이 연간 약 2600억원에서 4500억원의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KT와 LG유플러스도 각각 2000억~3000억원, 1000억~1700억원의 영업이익 감소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각사 연간 영업이익의 10~20%에 달하는 비중이다.

안재민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기본료 1000원과 SMS 50건의 경우에는 매출 감소가 영업이익 감소로 직결되기 때문에 통신사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큰 폭"이라고 설명했다.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것은 영업이익 규모가 작은 LG유플러스다. 반면 유선사업 비중이 높은 KT는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을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LG유플러스는 경쟁사 대비 요금 수준이나 ARPU(인당월평균매출)가 낮아 이보다 낮은 수준의 요금인하가 이루어질 가능성도 점쳐졌다.

이번 요금인하가 통신주 주가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연초부터 지속된 요금인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요금인하 방안 발표는 주가에 긍정적"이라며 "5개월간 지속된 규제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요금인하 이슈는 이미 주가에 반영된 상태"라고 판단했다.

김동준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과거에 통신 요금 이슈는 최종 발표되기 전에 통신주 주가의 연중 저점을 만들었다"며 "이번 통신요금 인하 결과물은 이미 시장에서 예상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그는 또 "이번 통신요금 인하방안 발표에서 주목할 부분은 SK텔레콤이 제시한 스마트폰 모듈 요금제"라며 "실질적으로 기존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사실상 폐지한 것과 같아 주가에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ARPU 감소, 설비투자 부담 등의 기존 리스크가 여전하며, 고질적으로 통신주에 악재가 됐던 요금인하가 다시 투자심리를 악화시킬 것이라는 부정적인 의견도 있다.

정승교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선거 영향 등으로 향후 또 다른 요금인하 압력이 예상되는 것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종수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요금인하의 폭이 예상보다 크고, 투자자들에게 다시 한번 정치논리에 의해 요금인하가 이루어진다는 점을 각인시켜 주었다는 점에서 투자 심리가 쉽게 살아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최남곤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도 "과정에는 분명히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한나라당의 일방적인 요구가 관철됐다라고 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내년에는 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통신업종에 대한 요금 인하 관련 디스카운트 요인은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