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신임 대표이사 박근희 "은퇴·부자·해외시장 적극 공략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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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절대 놓쳐선 안돼…영업망 등 최대한 지원국내 최대 보험사인 삼성생명의 대표이사가 박근희 사장(58 · 사진)으로 바뀌었다. 2006년부터 삼성생명을 이끌어온 이수창 사장은 대표이사 직에서 물러났으며 조만간 삼성생명 고문에 위촉될 것으로 알려졌다.
등기이사 임영빈 전무·사외이사 박봉흠 前장관
삼성생명은 3일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보험부문을 총괄해온 박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박 사장은 청주대 상학과를 졸업한 뒤 1978년 삼성전관에 입사해 삼성 회장비서실 감사팀 이사,구조조정본부 경영진단팀장,삼성캐피탈 · 삼성카드 사장,삼성 중국본사 사장을 거쳐 지난해 12월부터 삼성생명에 합류했다. 삼성그룹 내에서 경영분석과 관리 · 재무 전문가로 꼽힌다. 이날 주총에서는 또 임영빈 전무를 등기이사로,박봉흠 전 기획예산처 장관을 사외이사로 각각 선임했다.
박 사장은 수익성과 리스크 관리에 치중해온 삼성생명의 보수적인 경영 스타일에서 벗어나 성장성을 추구하는 경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 사장은 "은퇴시장,부유층시장,해외시장을 3대 성장 축으로 정해 2015년까지 연 7~8%의 성장을 달성하겠다"며 "미래 장기 성장기반을 마련해 국내 1위 생명보험사를 뛰어 넘는 글로벌 초일류 회사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박 사장은 취임 직후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해외사업팀을 해외사업본부로 확대하고 분산돼 있던 마케팅 기획 기능을 통합해 사장 직속의 통합마케팅실을 신설했다. 기존 상품개발팀은 2개팀으로 확대 개편하고 영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7개 사업부 내에 영업파트를 설치했다. 박 사장은 특히 해외 영업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박 사장이 첫 현장 방문지로 선택한 곳도 중국 내 합작사인 중항삼성생명보험유한공사(중항삼성)다. 박 사장은 "삼성생명은 국내에서 절대적인 1등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글로벌 1위를 목표로 해야 한다"며 "중국시장은 절대 놓쳐서는 안 되기 때문에 앞으로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생명은 중국 베이징과 톈진 칭다오 등 3곳 외에 영업거점을 확대,2015년에는 8개로 늘리고 태국은 방카슈랑스를 중심으로 영업을 할 방침이다. 현재 삼성생명은 8개국에 12개의 해외 거점을 갖고 있으며 중국과 태국 등 2곳에 현지 합작법인을 두고 있다. 향후 3~5년간 인도 인도네시아 등 성장성이 높은 아시아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박 사장은 급속한 고령화로 큰 폭의 성장세가 예상되는 은퇴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 2월 국내 보험사 처음으로 은퇴연구소를 개설했다. 이를 통해 고객 맞춤형 은퇴설계 서비스를 제공하고 부유층 은퇴자를 위한 일시납 및 투자형 상품과 맞춤설계형 변액연금보험을 새로 개발할 계획이다. 보험업계에서는 박 사장이 삼성 금융계열의 맏형격인 삼성생명의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다른 금융계열사들의 변화와 글로벌화를 이끄는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