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부는 IT 붐…美 실리콘밸리를 가다] (下) "美 네트워크 분야 '제2 전성기'…과거 실패 거울삼아 승부 걸겠다"

남민우 다산네트웍스 대표
철수 8년만에 美 재진출
"대박을 터뜨리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작은 실적부터 하나씩 일궈나가야죠."

미국에 첫 진출한지 2년 만인 2002년에 철수했다가 지난해 재입성한 남민우 다산네트웍스 대표(사진)는 "과거 실패를 거울삼아 현지화된 방식으로 사업 기틀을 다져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닷컴 버블이 붕괴된 이후 미국 시장에서 철수했던 한국의 정보기술(IT) 중소기업들은 최근 IT경기 회복세를 맞아 다시 실리콘밸리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네트워크 장비 분야 국내 선두주자인 다산네트웍스도 그 중 하나다. 남 대표는 지난해 실리콘밸리에 다산USA를 설립한 뒤 미국 인터넷 서비스업체(ISP)들을 중심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올초에는 미국의 스마트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모바일컨버전스를 인수하기도 했다. 샌타클래라 다산USA 사무실에서 만난 남민우 대표는 "과거에는 모토로라를 비롯한 글로벌 네트워크 장비 기업들이 한국에서 우리 기업에 밀리다보니 미국 시장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고 겁없이 달려들었다"며 "지금은 일단 선두 ISP보다는 2,3차 ISP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업체들과의 정면승부에 앞서 이제 막 초고속인터넷망이 구축되고 있는 중소도시를 공략해 성과를 낸다는 전략이다.

그는 과거에는 장비 판매에만 신경썼으나 지금은 소프트웨어와 네크워크를 아우르는 종합적 역량을 키우는데 주력하고 있다. 디도스 공격이나 스마트폰 사용 급증에 따른 네트워크 부하를 정리해주는 소프트웨어까지 갖추면서 제품 라인업을 강화했다.

올해 안에 이 곳에서 50억원 안팎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그는 "미국 연방정부가 미국 전역에 초고속인터넷망을 까는 내셔널 브로드밴드 플랜(NBP)사업을 위해 수십조원을 풀면서 네트워크 장비 분야는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며 "해외와 국내 매출을 포함해 2013년까지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