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시장 뜨거운 전쟁] 커피 한잔 어때요

올해 커피전문점 3000개로 국내시장 규모 3조 돌파 전망
커피믹스에 음료ㆍ머신까지 업체간 마케팅 경쟁 치열

커피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 고급 원두커피를 선호하는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데다 커피전문점이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자리잡으면서 시장의 성장곡선도 가파르다. 지난해 커피전문점 2000개를 돌파하면서 커피시장이 성숙단계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는 거의 사라졌다.

커피전문점에서 시작된 커피전쟁도 커피믹스 커피음료 커피머신 등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커피사업에 새로 진출하거나 확대하는 식음료 업체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기존 커피업체들도 커피 부문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전방위로 번진 마케팅 경쟁에 힘입어 올해 국내 커피시장 규모는 3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다. ◆'커피전문점 3000개 시대' 눈앞

서울 부산 등 주요 대도시 도심은 물론 주거지역 신축건물 1층엔 어김없이 커피전문점이 들어서고 있다. 커피전문점 입점 여부에 따라 해당 건물의 가치가 달라질 정도라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한다.

커피전문점의 성장세는 뚜렷하다. 엔제리너스 스타벅스 카페베네 투썸플레이스 파스쿠찌 등 8대 대형 커피전문점 기준 매장 수가 지난해 2000개를 넘어선 데 이어 올해는 3000개를 웃돌 전망이다. 지난 5월 말 현재 이들 업체의 매장 수는 2300~2400개에 이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여기에 테이크아웃 전문점들이 정식 커피매장으로 변신하고 있고,중소형 커피프랜차이즈까지 잇따라 생겨나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 토종 브랜드인 엔제리너스는 매장시스템 안정화와 메뉴 품질향상에 주력하면서도 외형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작년 말 370곳이던 매장 수를 지난달 말 440개로 늘렸으며,올해 말엔 580호점까지 낼 계획이다.

카페베네의 성장 속도는 더 가파르다. 2008년 출범한 지 3년 만인 최근 매장 수 590개를 돌파했다. 올해는 해외 시장에도 진출한다. 오는 8월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 크라운플라자호텔 1층에 해외 1호점을 론칭할 예정이다. 여세를 몰아 중국 동남아 등에도 나갈 계획이다.

디저트 메뉴만 200여개에 달해 '디저트 카페'로 유명해진 투썸플레이스는 고객층 넓히기에 나섰다. 이달 중 18~28세의 젊은층이 즐길 수 있는 서브 브랜드 '투썸커피'를 새로 내놓기로 했다. ◆전방위로 번진 커피전쟁

커피 전쟁은 올 들어 식음료 업계로 번졌다. 대표적인 분야가 커피믹스다. 동서식품(작년 시장점유율 76% 추정)과 네슬레(17%)가 과점해온 커피믹스 시장에 남양유업 롯데칠성음료가 뛰어든 데 이어 대상도 올 하반기에 신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전형적인 내수 품목으로 인식됐던 커피믹스의 수출 경쟁도 벌어지고 있다. 남양유업은 최근 중국과 카자흐스탄에 커피믹스 수출계약을 체결했으며,동서식품은 일본 업체와 수출계약을 맺었다. 업체 간 마케팅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지난해 1조1000억원 선이던 커피믹스 시장 규모가 올해는 1조2000억원 넘게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원두커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커피머신 사업에 나서는 식음료업체들도 잇따르고 있다. 동서식품은 이달 중 사무실 · 업소용 커피머신 '타시모 프로페셔널'을 출시할 예정이다. 내년 초에는 가정용 커피머신 '타시모'도 내놓기로 했다. 종합 커피브랜드 '바바커피'를 선보인 웅진식품은 편의점 사무실 등을 겨냥,원두커피머신 렌털사업에 나섰다. 커피음료 판촉전도 치열하다. 빙그레는 그동안 대리점망을 통해 시장을 넓혀온 프리미엄 커피음료 '아카페라' 판촉 강화를 위해 이달부터 광고 및 길거리 마케팅에 본격 나섰다. 커피음료 1위인 롯데칠성음료는 원두커피음료인 '칸타타' 매출만 올해 8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코카콜라는 최근 출시한 '조지아 에메랄드 마운틴 블렌드'를 앞세워 고급 캔커피시장을 공략하고 나섰다.

업체 간 판촉 경쟁까지 가열되면서 커피전문점 커피음료 커피믹스 등을 포함한 올해 국내 커피시장 규모는 3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지난해(2조7000억원 추정)에 비해 17% 이상 늘어나는 것이다. 원두커피 비중이 50%를 넘는 선진국과 달리 30%에 머물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당분간 국내 커피시장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