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붙는 클라우드 전쟁] (3ㆍ끝) 애플의 N스크린 전략

아이폰으로 찍은 동영상 아이패드서 바로 본다

5기가 저장공간 제공
OS 등 SW도 자동 업데이트
삼성전자·구글 대응 '주목'

"디지털 라이프의 허브는 이제 '클라우드'로 옮겨갈 것입니다. (아이폰 아이패드 같은) 새로운 기기들이 모두 인터넷이 연결돼 있기 때문이죠."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6일(현지시간) 애플 개발자 콘퍼런스 'WWDC 2011'에서 오는 9월께 시작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아이클라우드(iCloud)'를 공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아이클라우드는 애플 기기 사용자들의 애플리케이션과 콘텐츠를 애플이 제공하는 개인용 저장공간에 집어넣고,필요할 때마다 꺼내서 쓰는 서비스다. 스마트폰 '아이폰' 태블릿PC '아이패드' 등 각 기기와 아이클라우드는 이동통신 기반의 무선데이터통신이나 무선랜(와이파이 · WiFi) 등으로 계속 연결된다.

◆콘텐츠 전면 공유

클라우드 서비스의 일환으로 제공되는 '픽처 스트림(picture stream)'의 경우,아이폰으로 사진을 찍게 되면 이용자의 저장 공간으로 즉각 올라간다. 그와 동시에 아이패드나 노트북PC '맥북' 등 다른 기기에 해당 사진이 클라우드에 새로 추가됐다는 정보가 표시되고 이를 볼 수 있다. 아이클라우드를 매개로 공유되는 콘텐츠는 사진뿐만 아니라 아이튠즈(iTunes)를 통해 구매한 음악 · 동영상 · e북을 비롯해 전용 오피스 프로그램 '아이워크(iWork)' 문서,이메일,주소록 등 대부분의 자료들이 포함돼 있다. 심지어 운영체제(OS) 등 소프트웨어도 자동으로 업데이트된다. 잡스 CEO는 "이용자들이 완전히 PC에서 자유로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이팟을 처음 내던) 10년 전에는 PC가 디지털 허브가 된다는 비전을 갖고 있었지만 최근 몇년 새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이 핵심 디바이스로 등장하면서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구글 삼성전자 대응 관심

전문가들은 아이클라우드 출시가 2001년 MP3 플레이어 '아이팟', 2007년 스마트폰 '아이폰' 출시에 버금갈 정도로 IT업계에 충격파를 몰고올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클라우드는 모바일 기기와 클라우드 서비스를 결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제 애플 기기 이용자들은 콘텐츠와 애플리케이션을 일일이 관리할 필요없이 콘텐츠 마켓 앱스토어를 통해 구입한 것들을 인터넷에 저장하기만 하면 된다. 잡스 CEO가 "그냥 됩니다(It just works)"라는 말을 반복한 이유다.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것은 단말기 자체가 아니라 아이클라우드를 정점으로 하는 시스템이 된 셈이다.애플은 구글 아마존 삼성전자 등 최근 클라우드 서비스에 역량을 기울이고 있는 경쟁업체들을 견제하기 위해 '무료화' 카드를 꺼냈다. 픽처 스트림이나 아이튠즈와 별개로 따로 이용자들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5GB(기가바이트) 용량의 저장공간도 제공한다. 고가의 단말기에서 나오는 수익을 기반으로 가격 경쟁을 시작한 셈이다. 잡스 CEO는 "우리는 광고 따위는 안한다"며 다분히 구글을 겨냥한 말을 하기도 했다. 구글은 최근 온라인 음악 서비스 '구글 뮤직'과 모든 소프트웨어와 콘텐츠를 저장하고,인터넷을 통해 이를 사용하는 네트워크 컴퓨터 '크롬북'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도 올 하반기 클라우드 시스템을 발표할 계획이다.

샌프란시스코=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