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CBㆍBW 투자 가능해진다

외국기업에 투자 땐 파생상품 환헤지 허용
금융위, PEF 활성화 방안

사모투자전문회사(PEF)가 외국 기업에 투자할 경우 외환 선물 등을 활용한 환헤지가 허용된다. 또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Mezzanine)에 대한 투자 제한도 완화할 방침이다. 메자닌은 이탈리아어로 1층과 2층 사이에 있는 중간층이라는 뜻으로，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지닌 주식 관련 채권을 말한다.

금융위원회는 7일 'PEF 제도 도입 6년의 평가와 향후 과제'라는 자료를 통해 "PEF 규제를 선진화해 글로벌 플레이어가 탄생할 수 있는 여건을 지속적으로 조성해 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금융위는 우선 PEF가 환율 변동 위험을 줄이기 위해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것을 허용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PEF 투자 대상이 국내 제조업 중심에서 벗어나 외국 기업으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환노출에 따른 불확실성을 제거해 해외 기업 투자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PEF 수는 작년 말 148개로 2007년 말보다 104개(236%) 증가했다. 출자 약정액도 26조6000억원으로 이 기간 17조6000억원(197%) 늘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해외 PEF가 자금 조달에 애를 먹고 있는 것과 달리 국내 PEF는 출자 약정액이나 투자액에서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이들 PEF가 투자한 해외 기업이 2005년까지만 해도 전무했으나 작년 말 25개사로 급증했다. 빈기범 명지대 교수(경제학)는 "지난달 미래에셋PEF가 타이틀리스트 인수에 성공하는 등 국내 PEF의 해외 기업 인수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의 걸림돌을 제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PEF의 CB나 BW 투자도 완화된다. 현행법상 규정이 모호해 메자닌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감독 당국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금융위는 CB나 BW 투자로 해당 기업의 주식을 10% 이상 취득하거나 경영권을 인수할 경우에는 투자를 허용하는 것을 법 조항에 명확히 할 방침이다. 또한 6개월 이내에 주식으로 전환이 가능할 때만 예외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CB,BW의 투자 제한 규정을 수정,주식 전환 기한을 늘리거나 6개월 내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아도 투자가 가능하도록 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행법 테두리 내에서도 투자가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제한 요건이 많다는 업계의 불만을 반영해 활성화 차원에서 규제를 완화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위는 글로벌 PEF 규제 강화 논의가 일어나는 것을 감안해 투자 리스크 방지를 위한 감시 · 감독 체계도 점검해 나갈 계획이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