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딸도 기타에 관심…예상치 못한 세시봉 열풍 놀라워"

가수 조영남이 7일 '쎄시봉 시대' 출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조영남은 이날 정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1960-70년대 포크 음악의 산실인 무교동 음악 감상실 '세시봉' 시절의 이야기를 담은 책 '쎄시봉 시대' 소개와 식지 않는 세시봉 열풍에 대해 설명했다.조씨는 "지난해 내가 진행한 라디오에서 송창식, 윤형주, 이장희를 불러 방송했더니 반향이 대단했다" 며 "지난해 추석 MBC TV '놀러와' 출연 제의를 받았는데 처음에는 '60대 노인들의 양로원 음악회' 같아 고민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녹화 중 첫 곡을 부르고 나니 전혀 다른 상황이어서 깜짝 놀랐다. 기타를 거들떠도 안 보던 내 딸이 요즘 기타 학원을 다닌다"며 예상치 못한 세시봉 열기에 놀라워했다.

세시봉 시절의 추억이 담긴 '쎄시봉 시대'에 대해 그는 "한 마디로 이 책은 세시봉 친구들의 음악과 우정 이야기가 전부" 라며 "우리의 삶을 걸러 나오는 것이 음악이니 우리는 나름 치열하게 살았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다"고 소개했다.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세시봉 멤버인 윤형주와 김세환도 함께 참석해 세시봉의 반향에 대한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윤형주는 "우리는 개인적이고 타산적인 세태에서 자라난 아이들이 이해하기 힘든 나눔의 관계였다" 며 "그게 요즘 세대에게 좋은 충격을 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최근 세상을 떠난 채동하도 'SG워너비도 세시봉 같은 우정을 갖고 싶다' 했다던데 이런 속성이 새롭게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조영남은 세시봉 음악의 오늘날 가치에 대해 "믿거나 말거나 우리는 비틀스였다"고 강조했다.조영남은 "처음 우리는 팝을 번안해 불렀어요. 우리가 서양 음악을 국내로 들여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죠. 저와 이장희, 윤형주, 송창식은 번안곡이 기초가 돼 작곡을 시작했어요. 결과적으로 우리는 비틀스였죠"

조영남은 '쎄시봉 시대'에 담긴 챕터 중 윤여정 편을 가장 쓰기 힘들었던 대목으로 꼽았다.

그는 "세시봉 이야기에서 윤여정을 빼면 앙코 없는 찐빵이 된다" 며 "윤여정이 세시봉 남자들 사이에서 여자로는 나와 가장 가깝던 친구였는데 그걸 빼면 성립이 안되니까요. 그런데 윤여정이 MBC TV '무릎팍 도사'에 나와 제 얘길 한 걸 보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이젠 써도 그렇게까지 뭐라고 안 그러겠구나'란 분위기를 느꼈습니다"라고 털어놨다.이에 윤형주는 "우린 자유분방한 윤여정을 여자가 아닌 그룹의 일원으로 여겼다. 그런데 당시 입대한 조영남은 배우로 수입이 있던 윤여정이 면회하고 돌아갈 때 주머니에 돈을 넣어주자 사랑이 움텄나보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