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내 기술지주社 잘 키우면 등록금 부담도 줄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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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균 한양대기술지주社 대표"기술지주회사의 선순환 구조가 잘 갖춰지면 등록금 부담 완화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제도만 조금 개선해도 많은 기술지주회사들이 빠르게 발전할 것으로 봅니다. "
기술개발 수익 학교로 편입…지주사 활동범위 넓혀줘야
이성균 한양대기술지주회사 대표(46 · 사진)는 8일 "기술지주회사의 목표는 학교가 가진 수많은 기술을 상용화해 돈을 벌고 그 돈을 학교에 재투자해 더 나은 기술을 개발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기술 상용화를 통해 벌어들인 돈으로 학교 재정이 튼튼해지면 그 혜택이 학생들에게도 돌아간다는 설명이다. 대학 산학협력단이 출자해 만드는 기술지주회사는 학교가 가진 기술을 현물로 출자해 자회사를 만들고,이를 키워 상장하거나 다른 회사에 팔아 수익을 내는 회사다. 2008년 시행된 '산업교육 진흥 및 산학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세워지기 시작했고 현재 13개가 있다. 한양대기술지주회사는 산하에 통신기기 음질개선 원천기술을 보유한 트란소노 등 6개 자회사를 두고 있다.
이 대표는 "기술지주회사는 독립 회사로 학교의 기술이 실제 시장에서 얼마나 돈을 벌 수 있을지 전문적으로 검토하기 때문에 단순히 기술을 소개하는 데 그치고 있는 산학협력단보다 시장 개발 능력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양대만 해도 연간 연구 · 개발(R&D)에 투자하는 자금이 2000억원에 이르는데 이 중 수익으로 돌아오는 것은 30억원 안팎"이라며 "기술지주회사가 활성화되면 묻혀 있는 좋은 기술들을 외부에 더 많이 소개해 결국 국가 경제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미국 아이비리그 명문대들이나 중국 칭화대의 경우 기술지주회사에서 학교로 들어오는 자금만 연간 2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기술지주회사 발전을 위해 현재 자회사에 투자하는 것만 허용하고 있는 활동 범위를 기술이전을 통한 로열티 사업이나 타회사 투자 등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자회사에 대한 현물 출자 비율도 현행 50%에서 20% 정도로 낮춰 현금 출자 비율을 높이면 기술지주회사가 좀 더 안정적으로 사업을 꾸려갈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양대 재료공학과를 졸업한 이 대표는 벤처기업인으로 활동하다 2005년 한양대 특임교수로 선임됐다. 2008년 4월 한양대기술지주회사 출범 때부터 대표를 맡았다. 지난 4월부터 전국기술지주회사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