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햄버거값 인상 이유 '원가 압박' 따져보니…

한국맥도날드, 버거킹 등 외국 외식업체들이 최근 햄버거 가격을 올리면서 이유로 내세운 '원재료값의 상승'은 소비자들의 이해를 구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들 업체가 햄버거 가격을 인상한 시기인 3~6월 사이 햄버거의 주 원료인 쇠고기를 비롯해 밀가루, 양상추, 토마토 등의 값은 안정세를 보이거나 되레 일부 품목은 가격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맥도날드는 지난 4월 1일 원가 압박을 앞세워 런치세트 가격을 최대 300원까지 인상한데 이어 지난달 23일 다시 같은 이유로 햄버거, 머핀 등의 가격을 적게는 100원부터 최대 300원까지 올렸다. 버거킹 또한 지난 3월 일부 세트메뉴의 가격을 100원씩 올린 후 또다시 원가부담을 이유로 이달 4일부터 와퍼 햄버거의 가격을 200원씩 인상했다. 사이드 메뉴인 후렌치후라이, 어니언링, 멕시칸윙의 가격도 100원씩 올렸다.

실제 원재료 가격 동향을 보면 이들의 주장과 거리가 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관세청이 공개한 3~4월 호주산 쇠고기(냉장) 수입가격 실적에 따르면 지난 4월 호주산 쇠고기 가격은 전달보다 2.2% 떨어졌다. 또 유통업계는 지난 5월 호주산 쇠고기 가격이 전달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토마토 가격은 지난 4월 이전 달보다 11.8% 올랐지만 5월 22.1%, 6월 30.3%나 폭락했다.(농수산물유통공사)

서울시농수산물공사에 따르면 양상추 가격은 지난 4월 전달보다 무려 38% 떨어졌다. 5월들어 다시 32% 올랐지만 3월보다 1.8% 하락한 수준이다. 밀가루 가격 또한 4~5월 보합세를 기록했다.

맥도날드는 "지난해 말부터 오른 원재료 가격 압박을 내부적으로 흡수하다 이제서야 올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인기 품목의 가격을 올린 것도 이번 인상안이 소비자들의 눈총을 받는 한 이유로 꼽힌다. 맥도날드는 이번 가격인상 품목에 최고 인기 품목인 빅맥을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빅맥의 가격은 기존 3600원에서 100원 오른 3700원, 빅맥세트는 5000원에서 200원 뛴 5200원으로 조정됐다.

버거킹 또한 와퍼주니어와 판매량 1, 2위를 다투는 와퍼(불고기), 치즈와퍼, 더블와퍼의 가격을 200원씩 올렸다.

맥도날드와 버거킹은 "소비자에게 가는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지만 이때문에 오히려 고객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는 지적이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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