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문사 빅4, 현대重ㆍ엔씨ㆍ삼성전자ㆍLS 새로 담았다

조정장 포트폴리오 재편 살펴보니
차ㆍ화ㆍ정 여전히 보유…HRㆍ코스모, 하이닉스 늘려

증시가 닷새 연속 하락했다. 8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6.36포인트(0.78%) 떨어진 2083.35로 마감됐다. 미국 경기 둔화 우려가 다시 부각되며 '차(자동차) · 화(화학) · 정(정유)'이 힘을 쓰지 못했다.

그동안 차 · 화 · 정 중심의 쏠림현상을 만들어냈던 자문형 랩어카운트가 주가 하락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지난달 이후 조정장에서 자문형 랩의 포트폴리오 교체는 크게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문사가 조정장서 새로 담은 종목은

브레인 창의 HR 코스모 등 4개 대형 투자자문사의 보유 종목(3일 기준)을 지난 4월 말과 비교한 결과 5월 조정장에서 이들은 현대중공업 호남석유화학 삼성전자 LS 등을 각각 새로 편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 자문사인 브레인투자자문은 이 기간에 LG디스플레이 삼성증권 롯데쇼핑 에스엠 등을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했다. 대신 현대중공업(투자 비중 6.6%)과 기아차(2.6%)를 편입했다. 투자 종목 수는 14개에서 12개로 줄였다. 포트폴리오를 단순화해 조정장에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 창의투자자문은 엔씨소프트(5.3%)와 호남석유(1.7%)를 새로 편입했다. 대신 KB금융 삼성SDI SK 신한지주 등은 팔아치웠다. 금융주를 포트폴리오에서 아예 제외한 점이 눈에 띈다.

HR투자자문은 삼성전자(7.0%)를 새로 담았다. 하이닉스 비중도 4월 말 12.6%에서 16.8%로 높였다. 대신 OCI와 대림산업을 전부 처분했다. 포트폴리오의 중심을 차 · 화 · 정에서 정보기술(IT) 쪽으로 옮겨가려는 흔적이 두드러졌다.

코스모투자자문은 상대적으로 종목 교체를 많이 했다. LS(5.6%)를 비롯해 기업은행 한진해운 에쓰오일 현대모비스 LG디스플레이 한화케미칼 등을 새로 투자 리스트에 올렸다. 반면 에스엠 STX조선 OCI 현대백화점을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했다. ◆자문사의 여전한 차 · 화 · 정 사랑

4개 자문사는 차 · 화 · 정 비중을 약간 낮췄지만 크게 줄이지는 않았다. 자문형 랩이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면서 차 · 화 · 정을 대거 매도하고 있다는 시장의 소문은 잘못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문사들의 차 · 화 · 정에 대한 선호도는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브레인투자자문의 경우 투자 비중 5% 이상 종목 8개 가운데 현대차 현대모비스 LG화학 OCI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등 차 · 화 · 정 종목이 6개에 달해 여전히 비중이 컸다. 창의투자자문 역시 5월 조정을 거치는 동안 OCI 보유 비중을 11.2%에서 12.1%로 높였고,현대차와 LG화학도 각각 1.6%포인트와 1.2%포인트 늘렸다.

배준영 미래에셋증권 랩운용팀장은 "포트폴리오를 교체하고 있는 쪽은 자문형 랩이 아니라 오히려 자산운용사들"이라며 "자문형 랩에서는 주도주들을 꾸준히 사들여 기관과 랩 간의 힘겨루기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관은 매도…외국인이 관건

기관은 이달 들어 줄곧 매도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 자산운용사의 펀드자금 유입 등을 배경으로 반짝 '사자'에 나섰지만 지난 5거래일간 7321억원을 순매도했다. 하이닉스와 현대차 기아차 OCI를 가장 많이 팔았다. 8일에도 자산운용사(1113억원 순매도)를 포함한 기관은 2285억원어치의 주식을 내다팔았다.

펀드와 자문형 랩으로의 자금 유입이 둔화되고 있어 당분간은 수급 불안이 지속될 전망이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도주를 놓고 기관과 랩 간 힘겨루기가 벌어지는 가운데 한발 물러서 있는 외국인의 매매 향방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유병연/강지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