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지방공기업 감사

[한경속보]

15개 광역자치단체 산하 도시개발공사가 지난 5년간 각종 투자를 명목으로 22조원이 넘는 차입금을 끌어왔지만 이 중 4분의 1도 갚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8일 발표한 ‘지방공기업 경영개선실태’에 따르면 따르면 15개 지방 공사는 2005~2009년 중 22조7000억원의 채권을 발행했지만 이 중 23%인 5조2000억원을 상환하는데 그쳤다.기업이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순이익을 자산총액으로 나눈 것)은 1%정도였다.삼성전자,현대자동차 등 우량 대기업의 ROA는 10%수준이다.

사업성 고려없이 무리하게 추진한게 이같은 부실을 부른 원인이라고 감사원은 지적했다.감사원은 대표적인 예로 강원도개발공사의 알펜시아리조트 사업을 꼽았다.감사원에 따르면 공사는 2005년 인근 리조트가 대부분 적자를 보고 있는데도,1조1245억원이 투입되는 사업을 강행했다.2009년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리조트 분양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지만 공사는 오히려 6700억원 규모의 공사채를 발행해 사업을 키웠다.결국 지난해 6월 기준 1조6000억원이 넘는 사업비를 쏟아 붓고도 고작 2851억원의 분양수익을 얻는데 그쳤다.부채에 대한 이자만 매일 1억5500만원씩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인천도시공사도 사업성이 없다는 지적이 여러 차례 제기됐음에도 측도(測島)개발 사업,하버파크호텔 사업 등을 무리하게 추진해 100억원이 넘는 국가 재정을 낭비한 것으로 밝혀졌다.감사원 관계자는 “2009년 말 기준 지방 공사들의 부채규모가 34조원이 넘는 등 부실이 심각하다”며 “하지만 관할부처인 행정안전부와 각 지자체의 관리·감독은 매우 허술하다”고 지적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