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로저스 "버냉키는 재앙"

"돈 찍어내기 밖에 몰라" 독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돈 찍어내는 것밖에 할 줄 아는 게 없다. "

세계적인 투자가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사진)이 8일 버냉키 FRB 의장을 '재앙 덩어리'라 부르며 독설을 쏟아냈다. 그는 특히 버냉키 의장이 이달 말 2차 양적완화(6000억달러 규모의 국채 매입 프로그램) 정책이 끝나면 3차 양적완화 정책을 들고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저스 회장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버냉키 의장이 3차 양적완화를 시행하지 않기를 바라지만 그가 할 줄 아는 건 돈 찍어내는 일밖에 없다"며 "게다가 내년에 선거를 앞두고 있어 겁먹은 버냉키와 정부가 다른 이름으로 양적완화를 지속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금융위기 이후) 지난 3년간 미국의 부채가 폭발적으로 늘었고 정부는 깜짝 놀랄 만한 규모의 돈을 써왔다"며 "만약 금융위기가 다시 발생하면 정부가 어떻게 대응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더 이상 부채를 세 배로 늘릴 수도,지금까지와 같이 돈을 찍어낼 수도 없어 다음 위기에는 문제가 훨씬 더 심각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유명 경제학자인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도 "미국 경제가 생각보다 나쁜 상황이며 이는 오바마 행정부의 잘못된 정책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레이건 행정부에서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을 지낸 펠드스타인 교수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에서 "미국 경제성장률이 작년 4분기 3.1%에서 지난 1분기 1.8%로 떨어진 것은 경기 하락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 보여준다"며 "그나마 1.8%의 3분의 2는 기업 재고 증가가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제가 이렇게 부진한 양상을 보이는 건 오바마 행정부의 각종 경기부양책이 실패한 데다 오바마 대통령이 세금 인상을 계속 강조하면서 가계와 기업이 소비와 투자에 나서지 않게 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