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150년 만에 동해 출항길 확보

北나선~中훈춘 고속도로 착공
'창지투' 개발프로젝트 본궤도
중국이 150년 만에 동해로 나가는 길을 다시 열었다.

9일 북한 나선에서 중국 훈춘을 잇는 고속도로 착공식이 북 · 중 고위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고 베이징의 소식통들이 전했다. 중국의 다롄 촹리그룹이 나진항 사용권을 확보한 데 이어 훈춘에서 나선까지의 고속도로가 연말에 완공되면 중국은 본격적인 동해시대를 꿈꿀 수 있게 된다. 아편전쟁이 끝나고 종전처리를 도와줬다는 명목으로 러시아가 베이징조약을 통해 연해주를 자국영토로 편입한 1860년부터 중국은 동해 길을 잃었다.

중국은 동해출항권 확보로 우선 중국 동북지역 개발을 본격화할 수 있는 물류기지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헤이룽장성 지린성 랴오닝성 등 동북지역은 내륙의 고립된 지역이다.

헤이룽장성에서 석탄을 상하이로 보내려면 15일이 걸리지만 나진항을 통하면 사흘이면 된다. 차와 기차를 이용할 때보다 많은 물건을 한꺼번에 보낼 수 있어 운송비도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진다. 경제가 발달한 중국 남부지역과의 물자교류가 활발해지고 수출에도 유리한 조건을 확보하게 된다.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동북지역 개발프로그램인 창지투(長春-吉林-圖門) 프로젝트가 본 궤도에 오를 수도 있다.

이번 북 · 중 고속도로 기공식은 북한과 중국이 새 경협시대를 열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8일 압록강의 황금평 개발 착공식이 열린 지 하루 만에 훈춘~나선 간 고속도로 기공식을 가진 것은 북 · 중 경협이 새로운 페이지를 열고 있다는 것을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북한의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과 중국의 천더밍 상무 부장 등 양측의 실세들이 이틀 동안 압록강에 있는 황금평에서 옌볜을 거쳐 두만강의 나선특구까지 이동하는 장거리 여정을 마다치 않은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