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미 다이먼, 버냉키에 금융개혁 불만 쏟아내

[0730]미국 월가를 대표하는 금융회사 중 하나인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가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RB) 의장에게 작심한 듯 불만을 쏟아냈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다이먼은 지난 7일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국제은행가회의에서 벤 버냉키 의장의 연설이 끝난 뒤 질의 시간에 지난 3년간 진행된 금융개혁으로 인해 시장의 달라진 점들을 장시간 열거했다.그는 이상한 파생상품들이 사라졌고 대출 기준은 높아졌으며 은행은 유동성과 자본을 확충했고 규제 당국은 엄격해졌다고 지적했다.그리고 나서 그는 “누군가 위기과정에서 진행된 일들이 경기 회복을 둔화시킬 것이라는 책을 쓸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다이먼의 이날 발언은 금융위기 이후 진행된 금융개혁이 과도하게 은행들의 발목을 잡아 경기회복세를 둔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금융권의 불만을 버냉키 의장에게 직접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WSJ는 이날 다이먼의 발언이 금융규제를 둘러싼 은행가와 규제 당국 간의 실랑이에 새롭게 불을 지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WSJ는 다이먼이 버냉키에게 질문했지만 실제로는 연준에서 금융개혁의 총대를 메고 있는 대니얼 타룰로 이사를 겨냥한 것이라고 해석했다.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임명한 타룰로 이사는 지난주 한 연설에서 이른바 ‘대마불사’로 분류되는 은행들은 특정 자산의 14%를 완충자본으로 적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이는 현재 자본금 적립액의 2배 수준이다.다이먼은 이번 발언으로 월가의 영웅으로 부상했지만 미국 정부와 연준의 금융개혁 의지도 강해 적정 규제 수위를 둘러싼 논쟁이 지속될 것이라고 WSJ는 내다봤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