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세계은행 총재 물망

[0730]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내년에 세계은행(월드뱅크) 총재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높다고 로이터통신이 9일(현지시간)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재무장관이 국제통화기금(IMF) 차기 총재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클린턴 장관이 세계은행 총재를 맡게 될 경우 세계 금융 시스템을 주무르는 양대 국제기구의 수장을 여성들이 차지하는 진기록을 세우게 된다.

로이터는 “내년에 임기가 끝나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세계은행 총재 자리를 원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백악관과 논의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한 관계자는 “클린턴 장관이 세계은행 총재직을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고,다른 관계자도 “이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지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국제 금융기구 양대 축 가운데 세계은행은 미국이,IMF는 유럽이 각각 총재를 맡아 왔다.미 국무부 차관 출신인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는 내년 6월 임기를 마친다.

로이터는 클린턴 장관이 세계은행의 차기 총재 후보로 물망에 오르는 것이 현재 진행중인 IMF 총재 선출과 무관치 않다고 지적했다.IMF 총재 후보로 나선 라가르드 장관에 대해 미국이 공식적인 지지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황임을 감안하면 ‘유럽 국가들이 클린턴 장관을 세계은행 총재로 밀어주면 미국은 IMF 총재에 라가르드 장관을 지지하겠다’는 밀약이 깔려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로이터는 “전통적으로 IMF 총재를 유럽 국가가 맡아왔지만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신흥국의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고 지적했다.중국과 인도 등 주요 신흥국을 방문한 라가르드 장관이 공식적인 지지 의사를 얻지 못한 상황에서 미국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로이터는 클린턴 장관 후임으로는 상원 외교위원장인 존 케리 의원이 유력하다고 보도했다.클린턴 장관은 그동안 공개적으로 국무장관 4년 임기를 마치면 연임하지 않고 다른 자리를 알아볼 것이라고 여러차례 말해왔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