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벗' 참외·수박·오이·호박, 열 식히고 심혈관질환 위험 낮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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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을 이기는 음식야채나 과일을 많이 섭취한 어린이는 어른이 된 후에도 혈관이 비교적 유연하고 심장병 유병률이 낮다. 반대로 이를 적게 섭취한 아이는 성인이 된 후 동맥경화로 심장발작이나 뇌졸중과 같은 뇌심혈관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혈관벽에 지질이 축적돼 혈관이 좁아지고 혈전이 잘 생기기 때문인데 참외나 수박 등 여름철 과일엔 칼륨이 풍부해 혈관을 확장시키고 혈압을 낮춰 이런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크다.
미국영양학회에 따르면 멜론은 4분의 1개에 800~900㎎의 칼륨이 들어 있다. 이는 하루 권장량인 4700㎎의 20%에 육박하는 양이다. 참외는 1개에 340㎎,수박은 2컵(390㏄)에 80㎎의 칼륨을 함유하고 있다. 칼륨은 체내에 남아 있는 나트륨을 소변과 함께 배출시키고 혈관을 확장시킨다. 여름철에 많이 먹는 참외 오이 수박 호박은 모두 박과,과속(瓜屬)에 속한다. 성질이 차 몸의 열기를 없애주고,섬유질과 칼륨이 많아 대 · 소변이 잘 나가게 하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이들 박과 과일은 여름철의 더위를 식혀주고 부족한 수분과 미네랄을 보충해 심신의 안정을 도모하는 제철 과일의 백미라 할 수 있다.
참외는 열이 많아 잠을 깊게 자지 못하며 변비가 잦고 늘 목말라하는 사람에게 좋다. 그러나 참외꼭지는 열이 많은 성질을 지니고 엘라트린이란 쓴맛 나는 성분을 함유해 가래와 담즙의 배출을 도우면서 황달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이 때문에 참외를 먹을 때는 꼭지가 달린 부분을 도려내고 먹는 것이 좋다. 몸이 차고 설사를 자주하는 사람이 참외를 너무 많이 먹으면 기운이 떨어지고 식욕이 사라지므로 과다한 섭취는 바람직하지 않다.
오이도 참외와 같은 성질을 지니면서 피부의 염증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우수하다. 땀띠나 화상에 오이즙을 바르면 즉효다. 부스럼 여드름 종기 같은 염증성 피부질환에 오이를 짓찧어 붙이면 효과적이다. 오이에는 엽록소와 비타민 C가 풍부해 얇게 썰어 얼굴에 붙이면 마사지 효과가 우수하다. 오이 머리 부분의 쓴맛은 쿠쿠르비타신 성분 때문인데 설사를 일으키며, 동물실험에서는 항암효과가 입증되고 있다. 오이에는 다른 식품의 비타민C를 파괴하는 아스코르브나아제 효소가 들어있어서 다른 비타민C 함유 식품과 함께 조리하지 않는 게 좋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 식초나 간장을 뿌리면 파괴 작용이 중지된다. 수박은 가식부분의 경우 수분이 91~95%이고 나머지는 대부분 당질이다. 당분은 과육의 중심부일수록 많아 바깥 쪽보다 약 2% 포인트 더 높다. 수박은 100g당 열량이 21㎉에 불과해 아무리 많이 먹어도 살찌지 않는다. 칼륨이 0.2% 남짓을 차지하고 이뇨작용을 하는 시트룰린이 풍부해 소변이 잘 나오게 하며 급만성 신장염에 효과적이다.
호박의 당분은 소화흡수가 잘되기 때문에 위장이 약하거나 병후 회복 중인 환자에게 아주 좋다. 다량 함유된 카로틴은 체내에서 비타민A의 효과를 나타낸다. 호박씨에는 머리를 좋게 하는 페시틴과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다. 또 암세포 발현을 막아주는 프로테아제의 일종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김달래 < 강동경희대병원 사상체질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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