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세금] 보증 서줬다가 경매 넘어간 집, 낙찰받아 되찾을 땐 양도세 안 내

마음 착한 황당해 씨는 30년지기 고등학교 동창의 부탁 끝에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를 담보로 제공하고 친구가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하지만 우려는 현실화했다. 최근 친구가 부도를 내고 잠적해 대출금과 이자를 갚지 못하게 되자 은행으로부터 황 씨 본인이 소유하고 있는 아파트를 경매에 부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부인과 자녀 2명이 거주하던 아파트가 경매당할 위기에 처하자 친가 및 처가에 부탁해 자금을 마련,경매 위기에 놓은 집을 낙찰받으려 한다. 이런 경우에도 양도소득세를 내야 하는지 궁금하다.

현행 소득세법상 토지 및 건물，부동산에 관한 권리，골프회원권 및 콘도회원권 등의 특정 시설물 이용권，비상장 주식 및 대주주가 보유하는 상장 주식 등의 자산을 등기 또는 등록에 관계없이 매도하거나 교환하는 경우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 자산의 소유권 또는 명의가 이전되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양도소득세 신고납부를 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소유권 이전 또는 명의가 변경되었다고 하더라도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는 경우가 있다. 세법에서는 이런 경우를 별도로 규정하고 있다.

먼저 도시개발법 규정에 따라 환지 처분으로 지목 또는 지번이 변경되거나 체비지로 충당하는 경우에는 양도로 보지 않는다. 채무자가 양도 담보 계약을 체결하고 양도 담보 계약서 등을 제출한 경우도 양도세를 물리지 않는다. 다만 채무 불이행으로 채무 변제에 충당한 때는 양도한 것으로 본다.

수탁자 명의로 등기하고 있던 자산을 재판 등에 따라 실지 소유자에게 소유권이 환원된 경우도 마찬가지다.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에 따라 1995년 7월1일 이후 명의신탁 약정은 무효이나，배우자 또는 종중은 명의신탁을 인정한다.

또 이혼에 따라 혼인 중에 만들어진 자산을 재산분할청구권 행사로 소유권을 이전한 경우에도 양도세를 내지 않는다. 단 혼인 전의 재산을 무상으로 분할할 경우 증여세 과세 대상이다.

본인 소유 자산이 경매 또는 공매돼 소유자 본인이 낙찰받는 경우와 배우자 또는 직계 존비속이 매매를 원인으로 소유권 이전 등기를 했지만 증여로 추정되는 경우 등에는 양도로 보지 않기 때문에 양도소득세를 과세하지 않는다.

따라서 황씨의 경우처럼 본인이 소유하던 집을 친구의 은행 대출에 담보로 제공했으나 친구가 은행 빚을 갚지 못해 법원을 통한 경매 또는 한국자산관리공사를 통한 공매에 올려지고,황씨 본인이 낙찰받는다면 양도한 것으로 보지 않기 때문에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소유권 또는 명의를 이전한 경우에는 소유권 이전 또는 명의 변경 자료를 국세청에 반드시 제출하도록 법제화돼 있다. 따라서 양도로 보지 않는 불가피한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매매계약서，판결문，이혼합의서，토지거래허가신청서 등 관련 서류를 미리 준비해 제출해야 한다.

이용연 이현회계법인 세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