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악재에 흔들리는 증시…투자전략은?

코스피지수가 7거래일째 내림세를 이어가 2040선으로 주저앉았다. 10일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결정이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코스피지수는 장중 하락 반전, 경기선인 120일 이동평균선(2072) 아래로 떨어졌다. 코스피지수는 이달 들어 연일 내려 4.47% 떨어졌다.

증권업계에선 당분간 조정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데 보다 무게를 두고 있다. 다음주 미국과 중국의 5월 소비자·생산자 물가지수 등 중요 경제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어 증시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다.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다음주 중국과 미국 소비자 물가지수가 발표되면서 기술적 반등을 시도할 수 있지만 8월께까지는 조정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이달 말 미국 2차 양적완화(QE2) 종료를 앞두고 돈의 힘으로 오른 유동성 장세 이후에 대한 우려로 마찰적 조정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달러 강세로 원자재 가격이 안정되고 신흥국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가 확충되기 전까지는 증시 조정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IT(정보기술)주 실적 우려가 커졌다는 점도 증시 전망에 부담을 싣고 있다. 기관은 이달 들어 실적 우려가 가중된 전기전자업종에 대해 연일 매물을 내놓고 있다.송이진 하이자산운용 자산운용본부장은 "당초 IT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반등할 것이란 시장의 기대가 있었지만 의미있는 수준의 호실적을 내기 어려울 것이란 쪽으로 투심이 기울고 있다"며 "시총 비중이 큰 IT주들이 밀리면서 2000선까지 하락할 여지가 있다"고 예상했다.

전날 쿼드러플위칭데이(선물·옵션 동기 만기일) 당시 외국인 매도 기조 등을 고려하면 당분간 외국인이 매수에 나서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이달 20일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무장관회의를 통해 발표될 전망인 그리스 추가 구제안 확정 여부, 22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확인되는 2차 양적완화 이후 미국 정책 기조는 증시 불확실성을 다소 완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했다.일각에선 최근 조정으로 어느정도 증시 가격 부담이 덜어졌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이 바람직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날 시장의 예상과 달리 금리 인상이 단행되면서 증시가 충격을 받았지만 하반기 금리 인상 여지가 낮춰졌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크게 부정적으로 볼 필요가 없다"며 "미국 경기 둔화와 그리스 재정위기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서 해결될 수 있기 때문에 일정기간 바닥다지기 국면이 진행된 후 이달 중순 이후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증시 흐름에 대해선 다소 전망이 엇갈리지만 코스피지수와 주도주인 '차(자동차)·화(화학)·정(정유)'의 흐름이 일치할 것이란 데는 대부분 동의하는 분위기다.오 팀장은 "주도주가 교체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된다"며 "중국이 긴축 기조를 완화하면서 하반기 증시가 상승한다고 가정하면 투자 모멘텀에 힘입어 '차·화·정'의 기존 주도주에 조선과 건설이 합류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 팀장은 "주도주들의 조정이 진행된 가운데 자동차의 경우 추가적으로 하락할 여지가 크지 않다고 판단된다"며 "하반기 물가 안정이 테마가 되면서 상승 모멘텀을 갖춘 내수주의 강세가 두드러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