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아산공장 이틀째 가동중단

그랜저 등 1500대 생산 차질
"조합원 자살 타임오프와 무관"
조합원 자살사고에 따른 노조의 조업 거부로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이 이틀째 가동이 중단됐다. 그랜저,쏘나타 등 1500대 안팎의 생산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회사 측은 추산하고 있다.

노사 양측은 10일 오후 2시부터 아산공장 본관 3층 회의실에서 협상에 들어갔다. 사측 요청으로 열린 첫 협상에는 회사 측에서 임태순 공장장 등 8명,노조 측에서 이경훈 노조위원장 등 대책위원 11명이 참석했다. 노조 측은 △산업재해 인정 △미망인 정규직 취업 △열사 인정 △충분한 보상 등 4개 요구안을 제시했다. 협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노조는 사측의 노조활동 탄압으로 박모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전혀 근거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박씨는 급여가 압류되는 등 금전적 문제에 시달려왔고 유서에 적힌 전화번호도 회사 관계자가 아닌 제3의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노조 측 요구안과 관련,산재 인정은 노동부 소관이고 미망인 취업은 산재 인정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며 충분한 보상문제를 제외하면 사측이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안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 노조게시판에는 박씨의 자살 원인을 정확히 밝혀야 한다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한 노조원(필명 진상조사)은 "박 조합원은 타임오프에 따른 급여 피해가 거의 없었다"며 "고인의 죽음을 폄하해서는 안되지만 사실을 왜곡해 영웅으로 미화해서도 결코 안될 일"이라고 적었다. 또 다른 노조원(필명 1공장)은 "고인의 죽음에 대해 이런 저런 말들이 많은데 집행부는 의혹을 철저히 조사해 사실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썼다. 아산공장에는 이날 오전 8시께 주간조 근로자 2000여명이 출근했으나 작업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