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변동성 확대…중소형株 '틈새랠리' 온다

'금리 깜짝 인상' 영향
보험ㆍ은행주 상승 기대

동아제약ㆍ이수화학 등 실적 좋은 중소형주 '매력'

지난 3월 이후 석 달 만의 '깜짝' 금리 인상 탓에 코스피지수가 약세로 돌아섰다. 10일 코스피지수는 1.19%(24.75포인트) 떨어진 2046.67로 마감됐다. 장 초반에는 7일 만에 반등을 시도했지만 금리 인상 소식이 전해지자 하락 반전했다. 지지선으로 기대했던 120일 이동평균선(2072.75)이 힘없이 무너져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전날 6596억원의 매물을 쏟아냈던 외국인에 이어 기관까지 매도에 가세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89억원과 577억원어치를 팔았다.

예상 못한 금리 인상이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는 빌미가 됐다. 하지만 기업들의 펀더멘털이 양호한 데다 향후 원화 가치 상승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입 등을 감안할 때 금리 인상은 나쁠 게 없다는 진단이 나온다. 특히 중소형주가 저가 매력을 앞세워 틈새 랠리를 보일 것이란 분석이다. ◆보험 은행주는 웃고,건설주엔 악재

갑작스러운 금리 인상인 만큼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시장 전반의 불확실성이 금리 인상과 엮이며 더 부담이 됐다고 진단했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하이닉스 유상증자 루머와 중국 금리 인상 가능성 등의 불확실성이 추가적으로 작용해 지수가 크게 하락했다"며 "금리 인상 자체의 영향은 일시적"이라고 지적했다. 올 3월 금리 인상 후 지수가 상승 반전에 성공한 것처럼 펀더멘털만 양호하면 큰 악재가 아니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일반적으로 금리 인상 기조는 보험과 은행주에 호재로 인식된다. 보험사는 운용 자산의 상당부분이 금리와 연계돼 있어 금리 상승기에 수익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업종별 수익률에서 보험이 1.60%로 가장 높았다. 삼성화재가 2.89%,현대해상은 2.72% 올랐다. 은행주도 기준금리가 인상에 맞춰 대출 금리를 따라 올릴 수 있어 수익성에 도움이 된다. 다만 이날은 전반적인 조정 분위기 속에 수혜주가 제한됐다. DGB금융지주가 5.23%,전북은행이 2.32% 오르는 정도에 그쳤다.

'차 · 화 · 정' 대신 최근 주목받고 있는 내수주가 금리 인상으로 더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의류 유통 등은 물가 부담이 줄어들면서 소비에 긍정적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반면 금리 동결을 기대했던 건설주는 실망감이 작지 않다. 금리가 오르면 대출 부담이 커지면서 신규 주택 수요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장중 3.10%까지 올랐던 대림산업은 보합세로 마감했고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등도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 ◆중소형주 '틈새 랠리' 가능성 솔솔

미국 중국 등의 글로벌 경기 둔화 조짐에다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인상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졌다. 이처럼 증시의 상승 모멘텀이 약해진 시점에는 과거에도 중소형주들의 상대적 강세가 두드러졌다. 지난달 이후에도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 101~300위권 중소형주들이 1~100위 대형주는 물론 전체 시장수익률을 웃도는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장희종 대우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소형주 강세의 배경은 대형주 중심의 상승장이 끝난 후 중소형주들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불확실성이 커진 향후 증시에서는 중소형주에 대한 단기적인 접근이 좋은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익모멘텀과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중소형주 종목에는 외국인 기관 등의 매수세가 유입되는 등 수급도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증권은 동아제약 이수화학 한미반도체 일진디스플레이 등 펀더멘털과 성장성을 겸비한 10개 종목을 주목 대상으로 꼽았다.

손성태/김유미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