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산당 90주년 앞두고 거세지는 '反정부 시위'

● 빈부격차 불만 고조

리촨시 2000명 4일째 시위
톈진시청엔 사제폭발물…광저우 노점단속 경찰과 충돌
중국에서 주택 강제 철거에 반대하다 구속된 양심적인 관리의 사망에 반발해 주민 2000여명이 4일째 시위를 벌이며 경찰과 충돌하는가 하면 지방의 시청에 사제폭탄이 터지는 등 '반(反)공권력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다음달 1일 중국 공산당 창당 90주년을 앞두고 일당 체제를 선전하는 '홍색(紅色) 캠페인'이 전방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되레 사회 불만 표출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후베이성 리촨 시청 앞에서 인근 바둥현 주민 2000여명이 바둥의 관리였던 란젠신의 사망 원인을 밝히라며 4일째 시위를 벌이고 있다. 란젠신은 도시재개발을 위한 주택 강제 철거에 반대한 유일한 관리였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그러나 뇌물수수 혐의로 연행된 지 10일 만인 지난 4일 사망 사실이 발표됐으며 가족들은 그의 몸이 상처로 뒤덮여 있었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란젠신이 시정부의 방침과 달리 서민들의 주택을 보호하려다가 무고한 죽음을 당했다며 철저한 사인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공안은 나의 친구와 가족 그리고 동료들을 연행해 20시간 동안 세워놓고 잠도 자지 못하도록 하며 내가 뇌물을 받았다는 증거를 대라고 윽박질렀다"는 그의 메모가 공개되면서 주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지난 10일엔 톈진 시청 정문 앞에서 사제폭발물이 터져 2명이 부상했다. 목격자들은 한 남성이 폭발을 일으켰으며 이때 날린 파편으로 주변 건물들의 유리창이 깨졌다고 전했다. 공안은 이 남성을 체포해 범행 동기와 경위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6일엔 장시성 푸저우의 정부 청사와 검찰 청사 등 3곳에서 사제폭발물이 터져 3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했다. 토지 보상에 불만을 가진 첸밍치라는 농민이 직접 폭발물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밤 광저우시 인근의 신탕현에서도 노점상을 단속하려던 경찰과 행인들 사이에 격렬한 충돌이 발생했다. 한 부부가 운영하는 노점상을 경찰이 단속한 게 발단이 됐다. 부부는 경찰의 단속에 저항했으며 인근 행인들이 가세해 경찰과 경찰차를 향해 보도블록 조각과 물병 등을 던졌다. 경찰은 현장에서 25명을 체포했다. 6일 광저우시에서는 200여명의 근로자들이 동료의 임금 체불에 항의하는 격렬한 시위를 벌여 공안당국을 긴장시켰다.


◆ 홍색캠페인중국에서 공산당과 공산주의를 찬양하는 각종 활동을 말한다. 공산당 창당 90주년(7월1일)을 앞두고 혁명가요 부르기,마오쩌둥 시절 사회 체험하기,공산당 관련 드라마 및 영화 제작 등이 활발하다. 신문들도 공산당의 '찬란하고 위대한' 역사를 연일 소개하고 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