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리의 '굴욕'…'차이나 디스카운트' 해소 물거품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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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상장 중국 기업들의 주가 부진이 해당 기업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고섬 사태 이후 첫 중국기업 상장으로 주목을 받았던 완리인터내셔널 주가가 급락하고, 보유 선박에 대한 '진실게임' 중인 중국원양자원은 바닥을 모르고 추락 중이다. 불똥이 튀고 있는 상장 예비 중국기업들도 좌불안석이다. 바짝 긴장한 채 돌아가는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상장 여부와 일정을 조율 중이다.
◆완리, 공모가 대비 20% 급락 '충격'
13일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완리는 시초가 3850원을 기록한 뒤 오전 10시 50분 현재 가격제한폭 인근인 550원(14.29%)까지 내린 3295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초가가 공모가(4100원)보다 낮게 형성된 이후로도 좀처럼 매수세가 붙지 않자 손절매성 매물이 계속 나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공모주에 투자했다면 첫날부터 약 20%의 손실을 본 셈이다.
완리의 부진 속에 다른 중국주(株)도 힘을 못쓰고 있다. 같은 시각 중국식품포장(-3.68%) 중국엔진집단(-2.98%) 성융광전투자(-2.64%) 중국원양자원(-1.94%) 이스트아시아스포츠(-1.85%) 차이나킹(-1.32%) 등이 동반 하락 중이다.
건물 외장타일 전문기업 완리는 IPO(기업공개) 이전부터 '차이나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공을 들였다. 2대주주인 산업은행 측 PE(사모투자) 실무자를 비상근 등기이사로 선임했고, 이사회와는 별도로 내부통제관리위원회까지 설치했다. 하지만 일반공모 청약은 미달됐고 공모가는 회사 측의 희망가액 중 최하단으로 결정됐다. IPO 기업의 일반공모 청약 미달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만큼 시장에서 중국기업이 시장에서 푸대접을 받고 있다는 방증이다.
현재 완리의 PER(주가수익비율)은 5~6배 수준에 불과하다. 그것도 작년 실적 기준이다. 회사의 성장성이 주가에 반영되지 않은 것은 물론, 지난 실적에 대해서도 투자자들이 전혀 평가를 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등돌린' 기관, 원양자원 순매도 이어져완리의 추락은 앞서 국내에 상장한 다른 '선배' 중국기업들 탓이 크다. 완리 상장 직전 중국원양자원은 보유선박이 실제로 존재하는가에 대한 논란에 홍역을 치렀다. 자사 홈페이지에 공개한 선박 사진이 포토샵으로 조작된 것이란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
관련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되자 회사는 부랴부랴 공시를 통해 보유선박의 등기번호까지 낱낱이 밝혔다. 장훠리 대표는 중국서 날아와 국내 기관 투자자와 언론사 등을 상대로 직접 IR(기업설명회)까지 하며 적극 해명했다.
하지만 신뢰성에 한번 의문이 제기되자 투자자들은 중국원양자원에 등을 돌렸다는 지적이다. 실제 국내 기관의 경우 지난 27일부터 이달 10일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중국원양자원 주식을 내던졌다. 이 기간 나온 기관 물량만 140만주에 육박한다.
중국원양자원은 이전에도 유상증자를 추진하려다 투자자들의 '뭇매'를 맞고 돌연 취소하는 등 투자자들과 소통이 안 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중국원양자원은 그나마 양반이다. 2차 상장 형태로 지난 1월 중순 국내 증시에 입성한 중국고섬은 회계 문제로 인해 거래가 3달째 정지된 상태다. 현재 진행 중인 특별감사 결과에 따라 상장폐지까지 될 수 있다.
중국고섬은 이달 초 국내 법무법인 대표를 맡고 있는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등 나름 자구 노력 중이지만,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기엔 '너무 늦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컴바인윌 등 상장예비 중국기업, '불똥' 튈까 좌불안석
국내 상장을 준비 중인 중국기업들은 좌불안석이다. 당장 이달 말로 다가온 컴바인윌홀딩스의 공모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컴바인윌홀딩스는 싱가포르에 이미 상장한 기업이나 중국고섬과 달리 DR(예탁증권)이 아닌, 원주로 국내에 또한번 상장할 예정이다. 중국고섬 사태를 의식한 포석이다.
컴바인윌홀딩스와 그 주관사인 신영증권은 일단 공모를 예정대로 진행 한다는 계획이나, 기관 수요예측에서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올 경우 상장 철회가 예상된다는 관측도 나온다. 증권신고서 제출을 앞두고 있는 이비에이치인더스트리그룹리미티드도 사정은 비슷하다.
상장 예비심사를 이미 통과한 중국대제국제유한공사는 상황을 지켜보며 상장 일정을 조율 중이나 '차이나 디스카운트'가 해소는 커녕, 더욱 심화되자 공모 철회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앞서 썬마트홀딩스는 한 차례 상장 일정을 연기했다가 중국고섬 사태가 불거지자 아예 상장을 포기하기도 했다. 한 해외 IPO 담당자는 "썬마트의 경우 주관사를 맡은 대우증권이 연합과기, 중국고섬 등 소위 문제기업을 상장한 전력이 있어 시장 불신이 크다"며 "증권사들도 일련의 사태로 몸조심을 하는 모습이어서 당분간 중국기업의 상장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중국고섬 사태 이후 첫 중국기업 상장으로 주목을 받았던 완리인터내셔널 주가가 급락하고, 보유 선박에 대한 '진실게임' 중인 중국원양자원은 바닥을 모르고 추락 중이다. 불똥이 튀고 있는 상장 예비 중국기업들도 좌불안석이다. 바짝 긴장한 채 돌아가는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상장 여부와 일정을 조율 중이다.
◆완리, 공모가 대비 20% 급락 '충격'
13일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완리는 시초가 3850원을 기록한 뒤 오전 10시 50분 현재 가격제한폭 인근인 550원(14.29%)까지 내린 3295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초가가 공모가(4100원)보다 낮게 형성된 이후로도 좀처럼 매수세가 붙지 않자 손절매성 매물이 계속 나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공모주에 투자했다면 첫날부터 약 20%의 손실을 본 셈이다.
완리의 부진 속에 다른 중국주(株)도 힘을 못쓰고 있다. 같은 시각 중국식품포장(-3.68%) 중국엔진집단(-2.98%) 성융광전투자(-2.64%) 중국원양자원(-1.94%) 이스트아시아스포츠(-1.85%) 차이나킹(-1.32%) 등이 동반 하락 중이다.
건물 외장타일 전문기업 완리는 IPO(기업공개) 이전부터 '차이나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공을 들였다. 2대주주인 산업은행 측 PE(사모투자) 실무자를 비상근 등기이사로 선임했고, 이사회와는 별도로 내부통제관리위원회까지 설치했다. 하지만 일반공모 청약은 미달됐고 공모가는 회사 측의 희망가액 중 최하단으로 결정됐다. IPO 기업의 일반공모 청약 미달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만큼 시장에서 중국기업이 시장에서 푸대접을 받고 있다는 방증이다.
현재 완리의 PER(주가수익비율)은 5~6배 수준에 불과하다. 그것도 작년 실적 기준이다. 회사의 성장성이 주가에 반영되지 않은 것은 물론, 지난 실적에 대해서도 투자자들이 전혀 평가를 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등돌린' 기관, 원양자원 순매도 이어져완리의 추락은 앞서 국내에 상장한 다른 '선배' 중국기업들 탓이 크다. 완리 상장 직전 중국원양자원은 보유선박이 실제로 존재하는가에 대한 논란에 홍역을 치렀다. 자사 홈페이지에 공개한 선박 사진이 포토샵으로 조작된 것이란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
관련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되자 회사는 부랴부랴 공시를 통해 보유선박의 등기번호까지 낱낱이 밝혔다. 장훠리 대표는 중국서 날아와 국내 기관 투자자와 언론사 등을 상대로 직접 IR(기업설명회)까지 하며 적극 해명했다.
하지만 신뢰성에 한번 의문이 제기되자 투자자들은 중국원양자원에 등을 돌렸다는 지적이다. 실제 국내 기관의 경우 지난 27일부터 이달 10일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중국원양자원 주식을 내던졌다. 이 기간 나온 기관 물량만 140만주에 육박한다.
중국원양자원은 이전에도 유상증자를 추진하려다 투자자들의 '뭇매'를 맞고 돌연 취소하는 등 투자자들과 소통이 안 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중국원양자원은 그나마 양반이다. 2차 상장 형태로 지난 1월 중순 국내 증시에 입성한 중국고섬은 회계 문제로 인해 거래가 3달째 정지된 상태다. 현재 진행 중인 특별감사 결과에 따라 상장폐지까지 될 수 있다.
중국고섬은 이달 초 국내 법무법인 대표를 맡고 있는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등 나름 자구 노력 중이지만,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기엔 '너무 늦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컴바인윌 등 상장예비 중국기업, '불똥' 튈까 좌불안석
국내 상장을 준비 중인 중국기업들은 좌불안석이다. 당장 이달 말로 다가온 컴바인윌홀딩스의 공모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컴바인윌홀딩스는 싱가포르에 이미 상장한 기업이나 중국고섬과 달리 DR(예탁증권)이 아닌, 원주로 국내에 또한번 상장할 예정이다. 중국고섬 사태를 의식한 포석이다.
컴바인윌홀딩스와 그 주관사인 신영증권은 일단 공모를 예정대로 진행 한다는 계획이나, 기관 수요예측에서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올 경우 상장 철회가 예상된다는 관측도 나온다. 증권신고서 제출을 앞두고 있는 이비에이치인더스트리그룹리미티드도 사정은 비슷하다.
상장 예비심사를 이미 통과한 중국대제국제유한공사는 상황을 지켜보며 상장 일정을 조율 중이나 '차이나 디스카운트'가 해소는 커녕, 더욱 심화되자 공모 철회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앞서 썬마트홀딩스는 한 차례 상장 일정을 연기했다가 중국고섬 사태가 불거지자 아예 상장을 포기하기도 했다. 한 해외 IPO 담당자는 "썬마트의 경우 주관사를 맡은 대우증권이 연합과기, 중국고섬 등 소위 문제기업을 상장한 전력이 있어 시장 불신이 크다"며 "증권사들도 일련의 사태로 몸조심을 하는 모습이어서 당분간 중국기업의 상장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