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다 회장 "난 최초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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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기업으론 처음 홍콩증시에 24일 상장"난 항상 다른 것을 원했고,최초가 되고 싶었다. "
오는 24일 홍콩 증시 상장을 앞두고 있는 이탈리아 패션기업 프라다의 미우치아 프라다 회장(62)이 13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이탈리아 기업 최초로 홍콩에 상장하는 프라다는 이번 주말까지 기관과 개인을 대상으로 수요 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한다. WSJ는 프라다가 기업공개(IPO)로 최대 30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1913년 할아버지 마리오 프라다가 세운 가방 회사에 1978년 합류한 프라다 회장은 남편인 파트리치오 베르텔레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프라다를 글로벌 명품회사로 변모시켰다. 검정색 나일론을 소재로 사용한 프라다의 백팩(배낭형 가방)은 명품 가방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WSJ는 수석 디자이너이기도 한 프라다 회장의 끊임없는 도전정신이 홍콩 상장을 이끌어냈다고 평가했다. 프라다는 가족기업을 상장시키기로 하고 2001년과 2008년 각각 밀라노 증시에서 IPO를 추진했지만 '9 · 11 테러'와 글로벌 금융위기로 무산됐다. 프라다 회장은 이탈리아 내부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밀라노 대신 홍콩 증시라는 카드를 꺼냈다. 명품 소비대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홍콩에 상장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그는 "이탈리아 산업계는 물론 은행들도 홍콩 상장을 반대했다"며 "하지만 여기(중국)가 프라다의 미래라고 확신했다"고 강조했다. 홍콩 상장으로 프라다 임직원들은 아시아 시장의 역동성을 배울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프라다 회장은 "유럽 패션계는 지나치게 보수적"이라며 "프라다에서 활약 중인 중국 디자이너들은 호기심이 많고 대단히 열정적으로 일한다"고 높이 평가했다. 프라다는 상장을 계기로 가족기업을 벗어나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프라다 가문이 지분의 95%를 보유하고 있으며,이 가운데 16.5%를 외부에 매각한다. WSJ는 관계자의 말을 인용,프라다 회장과 베르텔레 CEO가 기업 승계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