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리더에게 듣는다] "하반기엔 강세장 복귀…조선株 가장 유망"

정명선 BNP파리바 조사부 대표

외국인 매도는 계절적 현상
중국 3분기 긴축 완화 가능성
코스피 2500까지 상승할 수도
"외국인은 5~6월에 매도하는 계절성을 보인 뒤 다시 복귀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반기 코스피지수는 글로벌 경기 회복과 외국인 매수에 힘입어 2500선까지 오를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에 지금 증시가 조정을 받을 때 주식을 더 사야 합니다. "

13일 만난 정명선 BNP파리바증권 조사부대표(43 · 사진)는 출장 준비에 분주했다. 정 대표는 내달 초까지 5주에 걸쳐 유럽 아시아 미국을 돌며 해외투자자들에게 한국 주식을 '세일즈'할 계획이다. 그는 "지금이 아니면 하반기 강세장을 대비할 기회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매도는 계절효과

지난달 이후 시들해진 외국인 매수의 이유를 묻자 정 대표는 "미국 월가엔 '5월에 팔고 떠나라'란 증시격언이 있다"며 "한국 증시도 전통적으로 5~6월 부진한 성과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1990년 이후 작년까지 과거 20년간 국내 증시의 월간 수익률은 5월에 평균 -0.3%,6월에 -0.6%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상반기 랠리 이후 여름휴가를 앞두고 차익실현 욕구가 커지는데다,전통적으로 정보기술(IT) 비중이 높은 국내 증시 특성상 2~3분기는 비수기여서 실적 모멘텀이 둔화되기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정 대표는 "지난달부터 나타난 외국인 매도는 계절효과에 의한 일시적 현상"이라며 "이달까지도 외국인들이 관망세를 보일 수 있지만 추가 매수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외국인 보유주식의 시가총액 비중이 32%로 40%에 달했던 과거 고점보다 낮고,2006년 이후 빠져나간 자금이 아직 절반도 들어오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정 대표는 "지난 2년간의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2006년 이후 외국인은 여전히 290억달러 순매도 상태"라며 "이 자금 중 일부만 들어와도 하반기 2500선 돌파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중국과 조선주 주목해야"정 대표는 시장의 관심이 온통 미국의 경기전망에 쏠려 있지만 지금은 중국 모멘텀에 더 관심을 가질 때라고 조언했다. 그는 "중국은 긴축정책의 영향으로 성장 둔화가 우려되고 있지만 하반기엔 긴축완화로 돌아서면서 세계 경제를 견인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8%대로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이르면 2~3개월 내 소비 진작을 위한 긴축완화에 나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경우 한국도 수혜를 누릴 수 있다.

정 대표는 "한국 증시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글로벌 지수 상승률을 웃돌았던 2005년과 지난해 모두 상반기보다 하반기 상승폭이 더 컸다"며 "올해도 하반기에 강한 상승장이 재현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고점은 11~12월에 나올 것이란 의견도 덧붙였다.

정 대표는 조선주를 하반기 '톱픽'으로 추천했다. "자동차 · 화학도 모멘텀이 나쁘지 않지만 조선은 해외 수주 증가의 '슈퍼사이클'이 재개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최선호주로는 현대중공업을 꼽았다. 애널리스트 시절 반도체 업종을 담당했던 정 대표는 "삼성전자는 외국인 비중이 목까지 찼고,디스플레이 업종은 구조조정이 더 필요하다"며 "IT주들이 순환매 국면에서 단기 상승할 수 있지만 추세적 강세를 기대하기엔 이르다"고 진단했다.

강지연 기자/사진=신경훈 기자 serew@hankyung.com